한인 커뮤니티와 다른 아시아 소수민족 커뮤니티가 유대인 커뮤니티와 크게 다른 점은 대학에 자기 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강의하고 연구하는 학과나 전문 연구소가 거의 전무하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어와 한국 사회를 가르치는 한국학 프로그램은 여러 대학에 있다. 하지만 한인사회에 대한 역사, 사회, 문화를 강의하고 연구하는 학과 또는 연구소는 거의 없다.
특히 재미한인사회의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성격과 한인커뮤니티의 각 기관에 관해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재미한인커뮤니티의 역사를 연구하는 센터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유대인 커뮤니티의 경우, 여러 대학에 자민족의 역사, 문화, 사회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와 학과들이 많이 설립되어 있다. 이러한 필요성을 오랫동안 생각해 온 필자는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뉴욕시립대 퀸즈칼리지 내에 재미한인사회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을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한인커뮤니티에 도움을 타진하던 중, Bogopa그룹의 고 안휘일 사장으로부터 20만달러를 기증받아 2009년 재외한인사회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었다.
재외한인사회연구소는 뉴욕 플러싱 한인타운 안에 자리잡고 있어 재미한인사회를 연구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입지적 요건을 갖추고 있다. 본 연구소는 지난 8년 동안 다음과 같은 재미동포에 관한 연구, 자료 분석 및 보급활동을 해왔다.
첫째, 재미한인사회와 모국 한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저서 또는 편저서를 출판해 왔다. 이러한 서적들은 재미한인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고 향후 한국 이민 후세가 이민 1세 및 2세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둘째, Korean American Data Bank.org라는 웹사이트를 제작해(2012년 시작) 재미한인에 관한 다양한 양적, 질적 자료를 재미한인사회, 미 주류사회, 미국 및 한국의 동포연구학자 및 연구소에 보급해 왔다.
셋째, 2010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재미한인 및 다른 재외한인에 관한 국제/북미학술대회를 개최해 왔다. 특히, 2015년에는 미국의 한인 입양인, 2016년에는 재미한인의 종교생활에 대한 컨퍼런스를 가졌으며, 올해는 (10월 13-14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넷째, 연구소는 1년에 5-6회 재미한인사회 및 다른 해외 한인사회에 관해 세미나를 한인이 집중해있는 플러싱에서 개최해왔다.
다섯째, 한국, 중국 및 일본에 있는 동포학자들의 재미한인에 관한 연구를 도와주기 위해 Visiting Scholars Program을 만들어 이들 아시아 국가에 있는 학자들이 본 연구소에 와서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4명의 교수가 안식년을 맞아 본 연구소에 체류 중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소는 재미한인 및 해외한인에 관한 책과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소규모 도서관을 운영하여 지역의 학생 및 학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소의 가장 큰 목적은 재미한인이 민족문화와 민족정체성을 계속 유지하면서 모국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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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갑/퀸즈칼리지 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