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평범한 기적

2017-09-30 (토) 박휘성/명상·요가 강사
크게 작게

▶ 뉴저지 자문위원 글마당

우리가 두 가지 방법으로 삶을 살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이 세상에 기적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기적으로 보는 것이다. 알버트 아인스타인-현명한 사람은 평범한데서 기적을 본다.

랄프 왈도 에머슨-보통 사람들은 물위를 걷든가 공중을 걷는 것을 기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기적은 물위나 공기 위를 걷는 것이 아니고 이 땅위를 걷는 것이다. 틱낫한-우리는 매일 내 주위의 기적을 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푸른 하늘, 파란 나무 잎새들, 어린이의 신기로운 눈동자, 그리고 우리 자신의 두 눈동자도 기적이다. 내주위의 모든 것이 기적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상선생님 중의 한 분이 라벌트 케네디 예수회 신부다. 일본에서 수십년간 선교사로 나가 봉사하면서 일본 명상방법을 철저히 공부하고 수련했다. 나는 가끔 그 신부가 인도하는 명상수련회에 참석한다. 개인 상담시간에 나에게 “기적을 쫒아 다니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마지막 교훈이 아직도 내 마음에 살아있다.


우리는 무슨 큰 행운이나 기적을 바라보느라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내 주위에 있는 아름다음과 신비로운 기적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고 만다. 명상 방법중의 하나가 먹는 명상이다. 건포도 한 알을 입에 넣고 이 건포도가 어떻게 내 입에 왔느냐 하는 것을 음미하며 꼭꼭 씹어 물이 될 때까지 먹는 것이다. 어느 포도나무에서 자랐을 것이다.

허구한 날 따뜻한 태양도 보고 그리고 비도 맞으며 그리고 밤에는 달빛도 받고 또 별빛도 받으며 컷을 것이다. 포도나무에서 수분도 공급을 받으며 컷을 것이다. 그 수분은 구름이 되었다가 또 강물이 되었다가 또 바닷물이 되었다가 다시 비가 되어서 땅에 내려와 나무의 뿌리를 타고 올라 왔을 것이다.

그렇게 자란 건포도가 어느 과수원에서 누군가가 따서 상인에게 팔려서 식품점에 갔다가 사랑하는 나의 아내가 나를 위해 사가지고 와서 내 입에 들어왔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내가 먹는 건포도 하나 쌀알 하나에는 이 우주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이 건포도 하나를 입에 넣고 먹는 것이 참 기적중에 큰 기적이다..

우리는 흔히 보통 희귀하게 보지 못하는 신기한 일이 생기면 기적이라고 하며 기적을 보려고 한다. 그러나 진짜 행복한 삶을 그리고 보람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평범한데서 기적을 볼줄 알고 감사 할 줄 알아야 한다. 흔히 사람들은 달성하기 힘들든가 불가능하게 보이는 큰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성공이요 행복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우리에게 목표는 필요하지만 진짜 행복은 그 목표를 정해놓고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면서 내 주위의 기적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게 없는 것을 바라지 말고 언제 올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기적을 바라보지 말고 평범한데서 하루하루 매 시간 시간마다 내가 가진 것 내 주위의 환경에서 기적을 의식하며 감사히 사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다.

<박휘성/명상·요가 강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