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대학생 정신건강 방치해선 안된다

2017-09-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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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백투 스쿨이 시작되고 한창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시기에 한인대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 학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뉴욕차일드센터가 지난해 7월1일부터 1년간 실시한 한인 정신질환자 치료 통계에 따르면 전체 182명 중 28명이 우울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특히 우울증으로 센터를 찾은 한인의 과반수이상이 20대 대학생이라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어릴 때부터 우울증 증세가 있었지만 방치하고 있다가 대학을 간 후 혼자 학교생활에 적응 못해 우울증이 더 악화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경우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수업에 아예 출석하지 않다가 결국 자살 충동이나 학업 중단의 결과를 초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본인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다 보니 부모들도 자녀들의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고 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어릴 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산만하고 집중력이 없는 것을 부모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야단만 친 결과이다. 학교를 싫어하고 매사 자신감이 없어지는 자녀행동장애를 방치하다보니 대학에 가서 더욱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부모들은 자녀가 학교 기숙사에 가 있더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수시로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어야 하며 만일 학교에서 문제에 관한 통보를 받게 되면 빨리 전문가나 학교 측과 상의해야 한다. 문제가 더 커지지 않도록 원인을 찾아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우울증은 적정한 약물 및 심리치료를 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하니 자녀의 건강한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미약한 정신 또는 수치로 치부하는 한인 1세대의 잘못된 인식도 우울증을 가중시키는 한 원인이라고 한다. 이민생활에서 성공을 거두어도 자녀가 잘못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녀가 대학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부모가 자녀의 정신건강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잘 지켜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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