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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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아이러니

2017-09-23 (토) 이경림/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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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기 갈릴레오가 지구는 둥글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기 이전의 사람들은 지구가 납작하고 바다 끝은 낭떠러지로 진리 아닌 진리를 믿고 살다가 죽어갔다. 현대인이 바라보는 과거의 사람들은 무지의 어리석음 그 자체이고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유감스러움이 전부였다.

과학문명의 눈부신 발전과 최근에 이르러 생활화된 컴퓨터와 인터넷의 출현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외에도 홍수와 같이 쏟아지는 정보들로 인해 현대인은 스마트폰 못지않게 스마트해졌다. 스마트해진다는 것은 풍부한 지식으로 일상생활에 매 순간 순간의 의사결정이 잘못되지 않고 틀림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이 분명히 과거 사람들과 달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현대인의 삶을 보라. 과연 이들의 삶의 형태가 스마트한가? 독일의 신학자 징크는 현대인을 오아시스 물가에서 목말라 죽은 사람들이라 부른다. 오아시스가 앞에 있는데 착각 속에 오아시스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는 스마트 아닌 우매한 군상들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이라는 것이다.


결국 서로가 파멸의 길로 간다는 사실을 알고도 핵개발 경쟁을 하며 자연과 지구 파멸의 길을 버젓이 걷고 있는 현대인. 많은 것들을 가졌음에도 모두 써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현대인은 없는가? 심지어 벌어놓은 재산을 쌓아놓기만 했지 정작 써보지도 못하고 자식들을 재산 싸움으로 원수로 만드는 이상한 현대적 부모들도 있다.

예쁜 몸매를 만든다고 계속하는 다이어트로 인해 영양실조 내지 거식증에 걸려 괴로워하는 잘못된 지식을 가진 사람들. 미래의 노후대책 때문에 오늘을 윤택하게 살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린 현대인. 자신의 수명은 천년이나 되는 줄 알고 남의 주검 앞에 눈물 흘리는 대다수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현대인일진대, 이들은 일개 물고기 연어만도 못한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알을 밴 몸으로 연어는 강을 거슬러 오른다. 물결을 따라 흐르면 쉬울 텐데 왜 하필이면 거슬러 오르기를 택했을까?거슬러 올라야 안전하게 알을 낳을 수 있고 그래야만 종족이 보존되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현대인보다 영특한 이 물고기가 오늘의 스마트한 현대인보다 더 현명하지 않을까?홍수같이 밀려드는 지식과 정보 속에서 어느 세대보다도 스마트하게 살아야 할 현대인이 모르는 사이에 일개 물고기보다도 못한 우매함 속에 사는 현대인의 아이러니가 여기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이경림/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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