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 보여준 재외선거 참여 열기

2017-09-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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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의 대통령을 뽑기 위해 지난 5월 치러진 제19대 대선의 재외선거 참여 열기가 대단히 뜨거웠음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19대 대선 재외선거에는 총 29만4,628명이 유권자 등록을 하고 이 가운데 22만1,845명이 투표에 참가, 75.3%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 투표율은 직전 대선보다 4.3%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투표율은 등록 유권자수를 기준으로 한 것인 만큼 19대 대선 등록유권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음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투표율은 18대보다 훨씬 많은 한인들이 지난 대선에 참여했음을 뜻한다.

이처럼 투표 열기가 높았던 것은 19대 대선이 지닌 역사적 의미가 컸던 데다 추가투표소 설치 등 재외 유권자들의 편의를 위한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인단체들이 벌인 참여 독려 캠페인도 주효했다.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나 재선거의 경우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는 2018년 1월 이후 사유가 확정된 것에 한한다’는 법규 때문에 재외 유권자들은 자칫 대선에서 배제될 뻔 했으나 정치권의 적극적인 구제노력으로 투표권을 얻을 수 있었다. 정치권이 보였던 전향적인 자세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재외투표 참여자들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국가는 역시 미국으로 전체 유효표의 21.9%에 해당하는 4만8,700여명의 미국 내 유권자들이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했다.

선관위 분석에서 나타난 특기할만한 사항은 투표참여 여성유권자 비율이 남성을 추월하고 20~30대 비율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여성과 젊은층은 정치에 관심이 덜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재외선거 분석은 이런 인식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자기 손으로 국가지도자를 뽑는다는 것은 벅찬 경험이다. 유권자 등록과 투표 편의를 위한 제도적 지원만 좀 더 강화한다면 향후 재외선거 참여율은 폭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19대 대선은 유권자들의 의식수준과 제도가 잘 결합하면 뜨거운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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