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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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갤럭시와 노동절

2017-09-01 (금) 김해종/ 목사·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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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필자는‘ 노동(labor)’이라는 키워드를 명상해 보고자 한다.

‘labor'란 말을 한국말로‘ 수고’라고번역하면 노동이라는 말보다 차원이높은 의미를 갖게 된다. 우리말에 수고란 말은 참 좋은 단어이다. 그 말은“당신이 수고하는 것을 내가 알고 감사 한다”는 표현이다.

그런 맥락에서 노동절을‘ 수고절’이라고 생각해 보자.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를 통해 우리가 일상생활에 덕을 보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생각하며 감사해보자는 것이다.


나는 지금 이글을 쓰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내 스마트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을 듣고있다. 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수고’의 열매를 엔조이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클래식음악을 즐긴다. 그중에도 베토벤을 좋아한다. 지금 나는193년전에 비엔나 라는 먼 나라에서,베토벤이라는 음악 천제가, 귀가 먹은 상태에서 작곡한 9번 교향곡을 들으며 새삼스레 그의 수고를 생각한다. 그 뿐인가 그 음악이 내게 전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를 거치는가? 뉴욕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다. 그 교향악단을 구성하는 수많은 연주자들… 그들이 바이올린을 위시한 많은 기악들을 연주하기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수고를 하는가? 악기하나를 연주 할수 있기까지의 희생적인 노력과 수고가 있는가. 악기도 그렇다. 악기 하나하나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악기 한가지도, 발명으로부터 제품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를 요하는가?지금 내 앞에 놓인 음악의 매체는삼성 갤럭시이다. 고 이병철 회장을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를 통하여 개발되고, 제조된 갤럭시는 세계제일을 자랑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아닌가.

또 지금 마시고 있는 이 커피 한잔도, 내가 가본일 없는 먼 땅, 컬럼비아의 어느 커피농장에서, 품삯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커피원두를 따고있는 많은 손들의 수고로 만들어진것이 아닌가.

산업화된 현대, 글로벌화 된 문명,그리고 이젠 세계의 10대 경제 강국이 된 한국의 혜택을 받고 있는 나,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수고의 대가로내가 오늘 존재하고 생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뿐이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전서에서‘사랑의 수고’라는 말로 시작한다. 그리고 끝장인 5장에서 “ 범사에 감사하라”는 귀한 교훈을 주고 있다.(데살로니가 전서 1장 3절, 5장 18절) 지금의 나의 삶의 질과 생의 기쁨을 가져다주는 모든 것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의 결과임을 노동절에 새삼스레 감사해본다.

<김해종/ 목사·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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