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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마음 돌보기

2017-08-31 (목) 김은경/무지개의 집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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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터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는 우리가 얼마나 정신건강을 돌보지 않고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곳에 오는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정신건강의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뉴욕에만도 노숙자쉘터에 정신질환자들이 많아져서 그들을 위한 병원과 쉘터가 만들어졌다. 노숙의 생활을 하는 가운데 정신질환이 올 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정신질환 때문에 노숙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곳에 가정폭력 피해자로 들어오는 사람들 중에도 비슷한 양상을 볼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던지 우울한 일들이 연속되는데 마음을 다스릴 여유가 없이 그 마음의 상처를 덮어 버리고 그 위에 또 덮고 하는 가운데 마음의 병이 드는 것이다.


인간으로, 여성으로,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서 존중함을 받지 못하고 산다면 살림과 육아, 직업 등으로 바쁘게 사는 일들이 더 힘들게 느끼게 되며, 또한 불만이 생겨도 풀지 못하고 급한 일을 먼저 하다 보면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어서 정신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지각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무기력과 무관심, 엉뚱한 화풀이 등이 의도치 않게 나오게 되고 그런 것들이 가족들과 자녀들에게 전달이 되어 또 다른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무지개의 집에서는 정신건강상담사가 쉘터에 오시는 분들을 정기적으로 만나고 상담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들도 미술치료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또한 공동체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의 방법 등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개선할 것이 있으면 바꿔보고 하는 과정에 또 다른 커뮤니티의 소속감과 이웃의 정을 나누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의하는 정신건강이란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독립적 자주적으로 처리해 나갈 수 있고 질병에 대해 저항력이 있으며 원만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상태이자 정신적 성숙 상태’ 이다. 미국정신위생위원회는 ‘정신건강이란 다만 정신적 질병에 걸려 있지 않은 상태만이 아니고 만족스러운 인간관계와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해서 정신건강은 사람과의 관계와 중요시됨을 알 수 있다.

정신이 건강하다는 것은 단지 질환이 없다는 것만은 아니다. 안정된 정서로 생활을 하며 힘든 환경과 어려움을 잘 이겨내며 균형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몸의 건강을 잃으면 어려운 부분이 물론 많지만 정신의 건강을 잃게 되면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적응도 힘들게 되어 불행한 삶을 살게 된다.

평소에 자가진단을 해 볼 수도 있다. 우울척도, 스트레스 자가진단, 일 중독증, 대인불안, 회피 및 불안, 강박행동 등을 평가해 보는 자가 진단법 등이 있는데 여의치 않을 수 있으므로 우리가 밥을 먹고 운동을 하듯이 정신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정신건강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자신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타인도 사랑할 수 없다.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타인을 존중할 수 없다.

자신의 장점에 초점을 맞추고 자신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부정적인 생각을 조절하는 연습도 필요한데 그러려면 자기만의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한 관계의 특징을 알아야 하고 자신의 관계도 평가해 보고 건강한 사회적 행동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몸의 건강을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를 하며 젊음을 유지하고자 얼굴에 크림을 바르고 화장을 하는 것처럼 정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는 말을 할 때 정신건강도 함께 생각하자. 긍정적인 마음, 감사하는 마음, 너그러운 마음을 늘 소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김은경/무지개의 집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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