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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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하재단 ‘힐링캠프’에 다녀와서

2017-08-24 (목) 정재현/목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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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인 성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에스더하재단이 뉴저지 잉글우드 호스피탈에서 3일동안 진행한 제6회 힐링캠프에 참가했다.

에스더하재단은 하용화 전 뉴욕한인회 회장이 딸의 죽음을 계기로 설립한 비영리 사회복지재단이다. 4년전에 필자도 당시 대학생이던 하 에스더 양이 우울증으로 사망했다는 비보를 듣고 장례식에 참석했었다. 이 자리에서 하 회장은 딸의 우울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앞으로 한인들과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및 우울증 치료를 위해 딸의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필자 또한 가족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어서 크게 고통을 받았던 사람으로 우울증 등 정신건강 치유활동을 위하여 비영리재단이 생긴다니 매우 반가웠다. 그 이후 에스더하재단의 프로그램에 참가도 하며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였다. 고향을 떠나서 이민생활을 한다는 것은 부모나 자녀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원대한 꿈을 갖고 신세계에 도전하는 가장을 준비 없이 덩달아 따라 온 처와 자녀들에게는 앞이 안 보이는 일이다.


새로운 환경, 생소한 언어, 새로운 얼굴, 소수민족 등 특히 초기 이민자에게는 정신적인 어려움이 많고, 이로 인하여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가 발생하여 고통을 받거나 심지어 가정이 붕괴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런데 아직 한인사회가 그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거나 방법을 알지 못하고 도움을 주는 기관이 없었고, 일부 단체나 교회가 돕는다 해도 전문화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도리어 일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전문의료기관을 찾아도 소통 없고 비용도 많이 드는 반면 효과가 크지 않다.

이런 때에 한인들을 위하여 에스더하재단이 활동하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이번에 실시된 힐링캠프에 참석한 사람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기대이상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이민생활에서 상처투성이인 내면의 아픔을 위로 받은 것이다.

미국인의 위대한 프론티어 정신을 말하며 더불어 ‘Breakthrough spirit 돌파 정신’을 꼽는다. 문제를 당하면 피해가는 것이 아니라 정면 돌파하므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하 회장은 자신의 비극을 한인들이 직면하는 근본적인 문제로 보고, 그 문제를 돌파하기 위해 재산과 시간을 투자해서 재단을 통해 고통당하는 한인들을 도울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인사회의 건강한 앞날을 위하여 이처럼 뜻있는 지도자들이 다방면에서 많이 나와야 한다.

<정재현/목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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