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딸과 한국어

2017-08-22 (화) 정강 밀러/머시대학교 교육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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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이번 스타토크 프로그램은 여러모로 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웨스체스터에 처음으로 연방 정부지원으로 정식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면에서 교육자로서 아주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고, 개인적으로는 웨스체스터에서 초등학교 4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한국인 부모로서 이번 프로그램이 더욱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매년 여름방학 때 딸과 함꼐 한국에 계시는 부모님과 오빠가족, 친척들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마다 한국 말을 열심히 배우겠다고 다짐하는 제 딸을 보면서 한국어 교육을 잘 시키지 못한것에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름방문 때에도 제 딸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럽다는 말을 하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스타토크 프로그램의 3주동안 매일 아침 웃는 얼굴로 교실에 들어가는 학생들을 보고 또 오후에는 더 활짝웃는 얼굴로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열심히 배우는 아이들이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러우면서 더욱 더 제 딸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녁시간에 자연스럽게 딸한테 그 날 학생들이 배우고 체험한 것들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었고, 또 딸과 한국 말을 좀 더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열성을 다해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는 모습을 보면서 제 자신도 부모로서 한국어와 문화교육에 대해 희망과 열정이 더 커져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프로그램 마지막날을 준비하면서, 제 딸에게는 아주 좋은 경험이 되리라는 생각에, 며칠 전에 딸에게 마지막 날 프로그램에 와서 아이들과 같이 하루를 같이 보내지 않겠냐고 묻자, 딸이 이런 일을 하는 엄마가 아주 자랑스럽다고 하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마지막 날 아이들이 3주동안 배우고 쌓아 왔던 한국어, 미술작품, 음악, 무용의 발표를 보면서 자랑스러워 하시는 부모님들과 가족들의 모습에 제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강 밀러/머시대학교 교육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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