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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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사고 폐지계획 재고해야

2017-08-19 (토) 전명혜 /이화여고 대뉴욕지구동창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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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이하 자사고) 폐지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화여자고등학교 동창회가 이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뉴욕지구 동창회도 이에 힘을 보태기 위해 동북부 지역동창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이를 한국동창회에 보낼 계획이다.

이화여고는 1886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으로 설립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 명문 사학 이다. 1969년 중학교가 강제 폐교된 바 있고, 1974년에는 고교 평준화로 인해
본래의 개교 목적과는 다른 획일화된 교육 구조 속으로 매몰되었으나 학생들과 동창,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2009년 다시 자사고의 지위를 얻었다. 이로써 이화의 고유한 건학정신과 자율적이고 독창적이며 시대를 이끌어 가는 여성 교육의 산실로 거듭나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는 교육정책으로 인해 또다시 격변을 맞을까 우려스럽다. 이화의 교육은 섬김과 나눔의 크리스천 정신을 사회에 구현하는 여성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무시하고 학교의 교육방침에 관심이 없거나 반대하는 학생들을 강제로 배정해 가르치라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을 저해하고 나아가서 개인적 삶의 방향에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이화 학당의 자사고 폐지 반대 노력이 대학 입학에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한 눈가림 식의 편법이라는 오해를 받는다면 참으로 부당하다.

이화 자사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중학교 성적과는 무관하게 지원하고 있으며, 면접
에서도 교과 관련 질문은 일체 없다. 중학교 입시가 폐지되고 이어 고등학교가 평준화 되었어도 사태는 오히려 더욱 심각해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는 우리가 교육의 핵심적인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교육은 백년지계의 긴 안목으로보아야 하는 나라의 핵심 정책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능력과 잠재력을 찾아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그것이 작금의 파도타기 하는 교육환경으로 과연 가능한 일일까?

<전명혜 /이화여고 대뉴욕지구동창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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