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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 말!

2017-08-19 (토) 김명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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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말은 사람의 마음을 담는다. 마음은 생각을 담는다. 생각은 축적된 경험을 담는다. 한 사람의 경험과 생각과 마음은 말로 나타난다. 말은 인격을 담는다. 인격은 품위를 담는다. 한 사람의 인격과 품위도 말에서 나타난다. 말은 관계를 낳는다. 관계는 소통을 낳는다. 소통은 화해를 낳는다. 말의 긍정적 풀이다.

말, 잘못된 말은 오해를 갖게 한다. 오해는 상처를 갖게 한다. 상처는 거리를 두게 한다. 거리를 둔 사람의 관계는 이별이 될 수 있다. 이별은 또 다른 상처를 낳게 한다. 또 다른 상처는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다. 어떤 말은 말에 거짓이 담긴다. 거짓이 담긴 말은 사람을 파괴시킨다. 거짓말, 세상을 파멸로 이끈다. 말의 부정적 풀이다.

말은 언어(言語/language)에 속한다. 언어란 글과 말이다. 언어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언어학에 속한다. 말속의 한 단어가 경험을 나타낸다고 하면 그것은 언어철학에 속한다. 언어철학은 고대 그리스의 플라톤부터 논의되기 시작했다. 말이 감정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한 사람은 장자크 루소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루소에 반해 임마누엘 칸트는 언어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았다. 비트켄슈타인은 철학 자체를 언어에 대한 연구라 말했다.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브람 촘스키. 그는 인간의 언어가 사회적 소산이 아닌 정신적 소산이라며 정신적 소산 속엔 창의성이 들어있다고 보았다.

아무렇게나 뱉어 버리는 말. 그러나 그 안엔 촘스키의 말처럼 사람의 정신과 혼이 들어 있다. 그리고 루소의 말처럼 말 속엔 감정도 들어있다. 또 칸트의 말처럼 이성적 판단이 들어있다.. 그러니 말은 그냥 내뱉는다고 다 말이 아니다. 한 사람의 성품과 인격이 고스란히 담기니 무척이나 조심,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특히, 부부 사이의 말. 정말 조심해야 한다. 가까울수록 조심해야 하는 게 말이다. 무시하는 말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아니, 가급적 피해야 되는 게 아니다. 전적으로 피해야 한다. 아무렇지 않게 뱉은 무시하는 말 한마디. 파경까지 갈 수 있다. 무시하는 말은 자존심을 망가트린다. 망가진 자존심은 여간해 회복하기 힘들다.

한 지인이 있었다. 한국서 사장(社長)하다 미국 들어와 막노동을 시작했다. 부인은 네일 가게를 다녔다. 수입이 좋을 리 없었다. 어려울수록 말을 조심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부부사이에 막말이 오갔다. 막말 속엔 남편을 무시하는 말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술로 자신을 감싸던 남편은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구자화복지문(口者禍福之門)이란 말이 있다. 입은 화와 복의 문이 된다는 뜻이다. 더 풀어보면 입에서 나오는 말이 한 사람의 화와 혹은 복을 불러들이는 문이 된다는 의미다. 어, 해서 틀리고 아, 해서 틀리단 말이 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 말은 복과 화의 씨가 된다.

화가 날 때 말을 조심해야 한다. 감정을 억제하기 힘든 상황이기에 그렇다. 아인슈타인은 늘 자신을 영혼의 거울에 비춰가며 살았다 한다. 그러니 잡념이 생길 리 없었고 오로지 과학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화는 바보들의 가슴속에나 존재 한다”고. 화날 때 100을 세라는 말, 우스개로 듣지 말아야겠지.

말은 살아 있다. 살아 숨 쉬고 있는 게 말이다. 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침묵도 말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희망의 말, 긍정의 말을 사용한다는 통계다. 안 된다는 말 보다는 된다고 하는 말. 할 수 있다는 말. 누구에게나 희망과 소망을 주는 말. 이런 말의 힘. 산을 옮기고도 남는 힘을 가진다.

축복의 한 마디, 저주의 한 마디. 모두 다 자신에게로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살아 숨 쉬고 있는 생물(生物)같은 말이다. 말 한마디에 사람이 죽거나 살기도 한다. 사람을 살리는 복된 말들만 입에 담고 산다면 얼마나 좋으리. “한 마디 내 뱉는 말이 상대방의 가슴 속에 수십 년 동안 화살처럼 꽂혀 있게 된다”. 롱펠로우의 말이다.

<김명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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