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exiest Man Alive!

2017-08-19 (토) 조은숙/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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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 자문위원 글마당

Sexiest Man Alive!라는 찬사와 더불어 People Magazine의 커버에 한국인 배우 다니엘 김(Daniel Dae Kim)이 실렸던 것을 기억하는지? 그 즈음 어느 날 나의 딸이 깔깔거리며 전화를 걸어왔다.

다니엘 김이 우리 집에 와서 잔 일이 있다니까 미국 친구들이 굉장히 부러워한다는 것이었다. 얘기인즉, 아주 옛날 우리집 아이들이 꼬마일 때 대학동기들 가족 대여섯이 슬리핑백을 들고 와 성탄주말을 함께 보낸 일이 있었다.

그날 7살짜리 미래의 ‘Sexiest Man Alive’와 같은 지붕아래 있었다는 것이 그 부러움의 이유라는 것이다. 그날 산타역할로 열 댓명의 꼬마들의 흥을 한껏 높여준 것은 역시 그 아들의 아버지였다.


얼마 전부터 그 아들의 고민을 아버지를 통해 들었다. 탈렌트있는 한국계 젊은이들이 많은데 연예계에 발 들이기가 너무 힘든 것을 안타까워 한다는 얘기였다. 연예계 선배로서 고민하는 다니엘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런데 뉴스에서 마이노리티 차별대우에 반항해서 Hawaii Five-O의 재계약을 거절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인기절정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에 감탄했다. 그런데 어제 그 아버지와 다른 얘기를 하다가 아들 소식을 물으니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ABC에서 200개의 드라마 응모 작중 2개를 선정하는데 다니엘이 제작한 ‘Good Doctor’가 당선, 9월25일(월) 저녁 10시에 첫 에피소드가 방영된다고 한다.

13회에 걸친 시험 방송의 시청률에 따라 계약갱신이 결정된다니, 제발 오래오래 계속되어 많은 한국계 젊은이들이 자기의 탈렌트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하고 간절한 성원의 마음이 된다.

아직도 소수 민족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리천정(glass ceilin)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계에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계 젊은이들의 얘기를 들을 때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런 한 사람이 나오기 위해서는 본인의 자질과 지대한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부모의 이해와 뒷받침 그리고 한인사회의 후원이 절대 필요하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 어려운 연예계에서 성공한 다니엘 김의 새로운 삶의 여정이 또 수많은 다니엘 김을 길러내는 큰 통로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이 좋은 소식을 널리 알린다.


2017.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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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숙/의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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