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위 높아지는 말의 전쟁

2017-08-18 (금) 오해영/ 전 뉴욕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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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과의 수위 높아지는 말의 전쟁을 두 가지로 분리해 본다. 첫째 트럼프는 말이 앞선 허풍이고, 둘째 김정은의 말은 허세와 공갈 조다. 난형난제(難兄難弟)라고 누구 말이 옳은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실체가 불분명한 확인될 수 없는 괴물같은 말들만 정신없이 쫓다보면 어느새 괴물을 닮아 가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말이 씨가 된다고 두 사람의 주고받는 말들은 미 북간 긴장이 극도로 예민한 상황에서 말의 전쟁이 자칫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방아쇠로 작동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고민이다.지난번 한국과 북한과의 필리핀에서 거행된 필리핀 아시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북한의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의 만남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의 기대
치가 무산됨으로써 남북간 대화는 재조명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미국,일본, 한국 세 나라가 한국주도의 외교장관 협의를 가진 것은 시의 적절했다는 평가이며 큰 수확이다.


나는 가끔 한반도 통일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 될까 생각해 보곤 한다. 그러나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한반도 통일은 자칫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든다, 즉 승자 없는 멸망, 다시 말하면 남북이 다 괴멸되는 참혹한 비극이 실현되지 않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전면전 비화에 따른 대 재앙을 피하기 위해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 중 그 누구든 뇌관을 잘못 건드렸다가 한반도에서 참화가 벌어진다면 역사에 기록될 엄청난 죄인들이 될 것이다. 두 사람은 허풍과 허세를 버리고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강성대국’이라는 새로운 테마를 내세워 정치 및 사상적으로 철통같이 단결된 바탕위에서 군사대국을 이룩하겠다는 구 냉전시대 발상을 버리고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은 남북간의 문제이자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국제적으로 몹시 예민한 문제이기도 하다. 북한은 실용 불가능한 핵과 미사일 망상을 버리고 일본이 행한 진주만 공격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해영/ 전 뉴욕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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