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안한 정치상황 주택시장 회복 발목 잡나

2017-06-29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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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업계 당면과제들

최근 덴버에서 ‘전국부동산기자협회’(NAREE) 주최로 부동산 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이란 주제의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컨퍼런스에서는 ‘부동산상담사협회’(CRE)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 조사 결과가 소개됐는데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불안한 정치 상황이 주택시장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에서부터 소매 업체 위주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안한 미래까지 지적됐다. 부동산 전문매체 ‘인맨 뉴스’가 컨퍼런스에서 제기된 부동산 시장의 현 이슈들을 정리했다.

■ 정치 양극화


정치와 외교 사안으로 분리될 수도 있는 정치 양극화와 국제 관계 불확실성은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다시 부각되는 미국의 민족주의가 유럽 및 아시아 국가에는 큰 위협으로 느껴져 무역 마찰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란 및 북한과의 전쟁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제 성장을 발목을 잡게되면 부동산 시장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무역 마찰 심화와 국제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소비자 물가 상승, 집값 상승, 이자율 상승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이 현재의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가려면 정치 불안과 국제 관계 불확실성 제거 등이 급선무다.

■ 4차 산업혁명

첨단 기술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세상이 됐다. 2011년 약 1억8,600만달러에 불과하던 부동산 관련 애플리케이션 산업이 지난해 약 27억달러로 급성장했다.

첨단 기술에 의해 부동산 시장의 모습이 확 변할 날도 머지않았다. 부동산 시장 역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경우 하루아침에 주택 구입 능력을 잃게 돼 주택 구입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첨단 기술을 앞세운 스마트 홈이 미래 주택의 모습을 바꿔 놓을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스마트 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 건축 업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 세대 간 선호도 뚜렷한 차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주요 수요층은 밀레니엄 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다. 그러나 두 세대 간 주택 선호도가 크게 달라 두 세대의 수요를 충족해야 하는 것이 앞으로 주택시장이 담당해야 할 일이다.

주택뿐만 아니라 두 세대가 공유하게 될 사무실, 상가, 공원 등 공공시설 역시 두 세대가 필요로 하는 조건대로 새롭게 디자인 되어야 할 것이다. 밀레니엄 세대는 소득이 제한돼 결혼 뒤 도심 외곽 지역으로 이주하는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 후 외곽 지역의 주택을 처분하고 도심으로 이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소매 상가 위주 부동산 전망 불투명

미래가 불투명한 소매 상가 건물이 어떤 방식으로 변신을 하느냐에 따라 주택 시장도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의 샤핑몰은 1970년 이후 인구 대비 2배나 높은 성장을 보였다.

캐나다에 비해서는 약 40%, 영국보다는 약 5배, 독일에 비해서는 무려 10배나 큰 샤핑몰 규모를 자랑한다. 상가 건물 공급 과잉과 인터넷 거래 증가로 상가 건물의 미래가 현재 매우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단순 소매 판매형 상가의 전망은 어두운 반면 그 자리를 체험형 소매 업체가 대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소를 직접 찾아야 하는 미용실, 체육관, 사무실 등의 소매 업소가 미래 상가 건물의 주요 세입자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 중산층 몰락

주택소유율이 50년래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도 살아나고 주택시장도 회복됐지만 유독 주택소유율만은 오르지 않고 있다. 주택소유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중산층의 몰락을 꼽을 수 있다.

중산층의 소득은 지난 20년간 거의 늘지 않고 있는데 주택소유율이 늘지 않는 원인과 직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산층 소득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주택소유율은 현재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이민 단속 강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 건설업계가 이민 단속 강화로 극심한 인력난에 처할 것이란 우려다. 건설용 부지 상승, 건축 자재 비용 상승으로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주택 건설업계는 인력난으로 현재 삼중고를 겪고 있다.

숙련된 인력 공급 제한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 공급 속도는 물론 신규 주택 분양가 조절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택 구입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주택 매물 부족으로 인해 주택 구입시마다 치열한 구입 경쟁을 겪고 있다. 동시에 주택 가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는 상황만 반복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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