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함만 보고 결정하면 안돼”…부동산 에이전트 선택법

2025-07-10 (목) 12:00:00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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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인에게 소개 부탁 반드시 직접 만나 상담

▶ 전문 분야와 지역 확인

주택 거래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다. 바이어의 경우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 비교에서부터 주택 구매 계약서 작성, 타이틀 보험 가입, 클로징 비용 검토에 이르기까지 감당해야 할 절차가 산더미다. 셀러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집을 시장에 내놓기 전 준비 과정에서부터 바이어 오퍼 검토, 이후 진행되는 여러 매매 절차 등 집을 한 두 번 팔아본 경험만으로는 감당하기에 부족하다. 유능한 부동산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으면 이처럼 복잡한 거래 과정에서 시간은 물론 경우에 따라 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에이전트가 ‘유능한’ 에이전트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화려한 말솜씨와 홈페이지로 부족한 능력을 포장하는 에이전트가 많기 때문에, 진짜 실력을 갖춘 에이전트를 골라야 주택 매매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 주변에 소개 부탁

부동산 중개 업체나 에이전트를 찾기 위해 인터넷부터 검색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에 집을 사고 팔았던 지인들에게 먼저 소개를 부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믿을만한 주변인으로부터 개인적인 소개를 받으면 어느 정도 검증된 에이전트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 해당 에이전트와 주택 매매를 직접 경험한 사람의 추천을 받으면 일을 맡길 에이전트은 물론, 피해야 할 에이전트에 대한 정보까지 얻는 경우가 있다.


■ 반드시 자격증 확인

각 주의 부동산 관련 법안은 부동산 에이전트가 반드시 자격증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 거래를 의뢰할 에이전트가 공인 자격증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에이전트를 고를 때 가장 기본적인 절차다. 자격증 소지가 불분명한 에이전트에게 거래를 맡기면 법적으로 보호받기도 힘들어질 수 있다. 부동산 자격증 유무 확인만으로도 불필요한 거래 위험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직접 만나서 상담

인생 최대 재정 규모인 주택 거래를 도울 에이전트를 고르면서 직접 대화를 나눠보지 않는 것은 큰 실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결혼하기 전에 데이트를 하듯, 에이전트 역시 최소 세 명 이상과 만나 상담해 본 뒤 결정할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이메일이나 문자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해봐야 서로의 ‘케미’를 확인할 수 있고, 원활한 협업이 가능한지도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첫 미팅에서 뭔가 불편한 점이 느껴지면, 시간이 지나면서 느낌이 악화하기 쉽다. 첫 만남에서 고객의 말을 잘 듣지 않는 것 같다면 과감히 다른 에이전트로 바꾸는 것이 좋다.

■ ‘집값 책정·마케팅’ 전략 확인

집을 파는 셀러가 에이전트를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다. 집을 시장에 내놓을 때 어떻게 가격이 책정되고, 이후 어떤 전략으로 마케팅할 지 꼼꼼히 물어봐야 한다. 에이전트의 인터넷 홍보 방식, 소셜미디어 홍보, 지역 신문 등 인쇄 매체 광고, 오픈 하우스 계획 등을 확인해야 한다.


유명 업체 소속 에이전트에게 신뢰감을 느낄 수 있지만, 업체 명이 에이전트의 서비스 수준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대형 업체는 마케팅 예산이 풍부할 수 있지만 그만큼 다수의 매물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반면, 소규모 업체는 매물 수가 적어 위임받은 매물 한 건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 전문 분야 확인

부동산 자격증을 취득하면 법적으로 모든 형태의 부동산 거래를 중개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형태의 거래를 능숙하게 중개할 수 있는 에이전트는 매우 드물다. 상업용 부동산과 주거용 부동산의 거래 방식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두 분야를 병행하는 에이전트가 적은 편이다. 또, 임대 전문 에이전트와 매매 전문 에이전트 간에도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필요한 거래 유형에 전문성을 지닌 에이전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에이전트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을 확인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에이전트가 현재 지역 부동산 시장의 동향과 거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음을 확인해야 주택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 업무 스타일 확인

에이전트와 미팅을 통해 업무 방식과 성향, 심지어 사람 됨됨이 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택 거래 기간 동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기 때문에 고객과 ‘궁합’이 잘 맞아야 에이전트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 에이전트가 소통은 주로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연락은 얼마나 자주 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그 스타일이 자신의 성향과 잘 맞는지 판단해 봐야 한다. 어떤 고객은 거래 진행 상황을 자주 알려주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반면, 다른 고객은 잦은 연락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 수수료 방식 및 금액

셀러가 양측의 수수료를 모두 부담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이뤄진 법적 합의로 셀러가 무조건 5~6%에 달하는 수수료를 모두 부담할 의무가 없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개업체는 수수료를 낮추거나, 고정 요금제, 시간제 요금제 등 다양한 방식의 새로운 수수료 구조를 내세워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수수료 체계가 다양해지면서, 에이전트나 업체 간에 가격 차이가 그만큼 커졌다. 따라서,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수수료 금액과 방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저렴한 수수료를 제시하는 에이전트를 선택하는 것은 금물이다. 낮은 수수료에는 그만큼 제한적인 서비스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수수료에 포함된 서비스가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 반드시 해야 할 질문

에이전트를 제대로 고르기 위해선, 인터뷰 과정에서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래 경험, 전문 분야, 업무 스타일 등 모든 자격을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적합한 에이전트를 고를 수 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한 기간은? ▲해당 부동산 유형을 중개한 경험은 얼마나 되나? ▲셀러, 바이어, 건물주, 세입자 중 주로 일하는 유형은?

▲올해(또는 지난해) 성사한 거래 건수는? ▲고객과 소통 방식은?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도 계속 거래를 직접 담당하나, 아니면 별도 ‘거래 담당자’(Transaction Coordinator)가 있나? ▲출장이나 휴가 중 누가 업무를 담당하나? ▲최근 고객(세 명 정도)에게 거래 경험을 물어봐도 괜찮은가?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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