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 ATM ‘스키머’ 비상

2017-05-20 (토) 08:09:02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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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빗카드 사용 고객 무더기 피해 입어

▶ 타지점망들도 노려

최근 한인 은행 데빗카드 사용 고객들의 상당수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 ATM에서 수백달러를 빼나가는 카드 복제 사기를 당한 가운데(본보 9일자 A1면 보도) 이들 중 일부가 LA 한인타운 지역의 은행 ATM 기기에 설치된 카드 정보 복제 장치 ‘스키머’로 인한 피해인 것으로 알려져 한인 은행들도 카드 복제사기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측과 피해 고객들에 따르면 이 은행의 데빗카드 사용 고객들 중 일부가 지난 5월 6일부터 8일 사이 주말 동안 집중적으로 사용하지도 않은 ATM의 현금 인출 기록이 나타나 자신도 모르게 수백 달러씩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당했다.

당시 300달러씩 두 차례와 200달러 한 차례 등 총 800달러가 몰래 빠져나가는 피해를 당한 한인 고객 이모씨는 “은행 측에 문의한 결과 누군가가 한인타운 지역에 있는 은행 ATM 기기에 카드 정보를 도용할 수 있는 스키머 기기를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들었다”며 “피해 사실을 즉각 신고하고 절차를 거쳐 순실을 보상받기는 했지만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 같아 여전히 찝찝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데빗카드 정보 복제 사기 피해는 한인타운은 물론 가든그로브와 어바인 등 지역에 설치된 이 은행 ATM을 사용했던 고객들에게서도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은행 측은 이씨와 비슷한 상황의 다른 고객들의 피해 사실도 추가로 확인한 뒤 스키머 장치 설치가 의심되는 ATM 기기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현재 정확한 원인에 대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주유소나 마켓과 같이 셀프 결제를 하는 기기 뿐 아니라 실외에 위치한 금융기관의 ATM기에 이르기까지 스키밍 장치 설치를 통해 크레딧카드 또는 데빗 카드에 담긴 개인 신용정보를 복사한 뒤 적게는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를까지 인출하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 관계자는 “기술발 전으로 스키머 장치를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ATM 기기나 주유기 등을 사용할 때에는 특히 카드가 들어가는 부분에 이상한 점이 없는지를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과 당국은 이같은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서 ▲ATM 기기에 손상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일반 마그네틱형 카드를 집적회로(IC)형 칩카드로 변경하는 게 좋으며, 피해 발생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카드 거래 내역이나 은행 거래명세를 온라인으로 수시로 점검하고 ▲온라인 웹사이트 등에서 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피할 것 등을 권고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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