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명절 등 과식 후 2시간이 ‘위험 구간’
▶ 고혈압·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자 주의
▶ “절제된 음식 구성·천천히 먹기 필요 식후 걷기만으로도 위험 크게 줄여”
■ 질문추수감사절과 같은 명절에 지나치게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인가?
■ 과학적 설명
우리는 때때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즐긴다. 메모리얼데이 바비큐, 수퍼보울 선데이에 먹는 피자, 온갖 곁들임이 더해진 추수감사절 칠면조 요리 같은 것들 말이다. 버지니아 카이저 퍼머넌테 병원의 아메야 쿨카르니 심장전문의는 “소량의 기호식품을 적당히 즐기는 건 언제나 괜찮다”며 “그러나 지나치게 과식하면, 특히 특정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심장마비 같은 특정 건강 사건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쿨카르니 박사는 “젊고 건강한 사람이 한 번 큰 식사를 했다고 해서 심장마비가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특정 인구집단에서는 위험이 분명히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병은 미국에서 사망 원인 1위이며,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40초마다 누군가 심장마비를 겪는다. 이는 1년에 80만 명이 넘는 수치다.
지난 2000년 미국심장협회(AH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 초록은 ‘유난히 무거운 식사’가 식사 후 2시간 동안 심장마비 위험을 약 4배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시간을 “위험 기간(hazard period)”이라고 불렀으며, 특히 기존에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참여자들은 스스로 해당 식사들을 “heavy(무거운, 과한)”라고 설명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다만 이 초록은 동료평가 학술지에는 정식으로 게재되지 않았다.
비슷하게 지난 2005년에 발표된 17개 연구 분석은 격렬한 신체 활동, 식사, 감정적 스트레스 등이 심장마비 직전에 흔히 보고되는 촉발 요인임을 보여주었다. 남성은 여성보다 무리한 운동과 식사를 촉발 요인으로 보고한 비율이 높았고, 여성은 감정적 스트레스를 보고할 가능성이 더 컸다.
이런 설명은 논리적으로도 맞아 떨어진다. 포화지방, 칼로리, 가공 탄수화물이 높은 대량 식사는 심장에 극심한 운동을 시키는 것과 비슷하다. 위 속에 들어간 대량의 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몸은 혈류를 소화기관 쪽으로 재배치한다. 동시에 혈관이 수축해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으로 가는 혈류는 감소한다.
메이요 클리닉의 스티브 코펙키 심장전문의는 “높아진 혈압은 동맥 속 콜레스테롤 플라크를 파열시켜 혈전을 형성할 수 있다. 버터가 잔뜩 들어간 감자요리, 그레이비, 지방이 많은 고기처럼 고지방 식사 자체도 혈액이 응고되기 쉬운 상태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면 몇 시간 뒤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당뇨병,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비만 같은 특정 의학적 상태나 나쁜 식습관, 운동 부족, 흡연 이력 같은 생활습관 요인들은 심장마비 위험을 높인다. 이런 경우, 큰 식사는 감정적 스트레스나 눈 치우기 같은 격렬한 신체 활동이 심장마비를 촉발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아메리칸심장협회(AHA) 워싱턴 지역 이사회 회장이기도 한 쿨카르니 박사는 설명했다.
■ 이러한 증상 주의아래와 같은 심장마비의 주요 일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슴 중앙 또는 왼쪽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느껴지며, 몇 분간 사라지지 않거나 반복됨 ▲한쪽 혹은 양쪽 팔, 턱, 목, 등, 또는 배꼽 위쪽에 통증이나 불편감 ▲신체 활동 없이도 숨이 가쁨 ▲이유 없이 약해지거나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거나 식은땀이 남 ▲메스꺼움 또는 구토 ▲빠르거나 불규칙한 심장박동
■ 알아두면 좋은 점▲기호식품을 즐기더라도 접시에 건강한 음식도 함께 담자
쿨카르니 박사는 이상적으로 접시의 50%는 과일·채소, 25%는 단백질, 25%는 전분류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니 샐러드를 먼저 먹고, 칠면조·소량의 스터핑·콩·고구마 같은 신선한 음식들을 추가하는 식으로 식사할 수 있다.
▲천천히 먹기
위가 가득 찬 후 뇌가 이를 인지하는 데는 최대 20분이 걸리므로 빨리 먹으면 쉽게 과식한다. 식사를 천천히 즐기며 가족,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음주는 제한
술은 식욕을 자극하고 자제력을 떨어뜨려 과식을 유도할 수 있다.
▲배가 부르면 먹는 것을 멈추기
충분히 먹었다면 두 번째 접시는 피하자.
▲식사 후 산책하기
코펙키는 걷기가 혈중 중성지방을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혈당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핵심 결론포화지방, 칼로리, 가공 탄수화물이 높은 대량 식사는 특정 기저질환으로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심장마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러나 적당히 즐기고 접시에 건강한 음식을 더하고, 두 번째 접시를 생략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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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dsey B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