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스피스 돌보는 사역에 목회자 적극 나서야”

2016-07-28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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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회자 건강세미나

“호스피스 돌보는 사역에 목회자 적극 나서야”
하나님의 나라는 생명의 주권이 창조 주에게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도래한다. 생명은 인간이 연장할 수도 없고, 끝을 속단할 수도 없다. 모든 생명이 소중하듯 죽음 앞에서도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 존엄한 종언은 빛 나는 생명만큼 귀중하다.

지난 26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비원부페 세미나룸에서 목회자 건강 세미나가 열렸다. 하지만 내용은 여느 건강세미나와 사뭇 달랐다.‘ 어떻게 하면 목사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가’를 살피는 순서는 간단하게 진행됐다. 오히려 질병의 고통 속에서 삶의 끝을 향해 나아 가는 영혼에게 ‘어떻게 하면 진정한 안식과 평안을 나눌 수 있을까’에 대부분 시간이 집중됐다.

이날 세미나는 우리복음방송과 크리스천비전신문사가 주최했다. 하지만 그레이스 호스피스 원장인 최승호 장로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자리였다. 최 장로는 클리닉을 운영하는 내과전문의이며 세인트빈센트 종합병원 응급실(ER)에서도 일 하는 1.5세다. 최 장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세 가지 일 중“ 호스피스 사역에서 가장 보람을 갖는다”고 말했다.


“호스피스의 목적은 치료가 아니라 돌봄(care)입니다. 개인의 집이나 노인 아파트, 병원, 양로원 등으로 직접 찾아가 환자를 전반적으로 치료하고 간호하는 것이죠. 암, 치매, 중풍, 호흡기 질환, 심부전을 비롯해 불치병과 신경병 환자는 호스피스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 장로는 요즘 보건 당국이 호스피스 서비스를 알리고 제공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죽음을 앞둔 불치병 환자를 중환자실에서 돌보는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호스피스는 고통을 줄이고 죽음을 준비하려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효과적으로 세금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아주 좋은 비싼 건강보험이나 저소득 층을 위한 메디칼이나 호스피스 혜택에 서는 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일반 치료 과정과는 아주 다르죠. 그 만큼 정 부도 적극 호스피스를 지원하는 셈입니다. 한인사회에서 호스피스 혜택을 넓히는데 목사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호스피스 환자에게는 간호사와 의사의 방문은 물론 간호 장비와 침대, 영양 소와 약, 기저귀 등까지 제공된다. 간호보조사가 일정 기간마다 목욕을 시켜주기도 하며 사회복지사와 자원봉사자들이 환자가 필요한 각종 혜택을 받도록 돕는다.

“호스피스 서비스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대목은 영적 치유일 겁니다. 목사님이 방문해도 눈길도 주지 않던 환자가 있었어요. 알고보니 뮤지션 출신이었죠. 다시 찾아 간 목사님이 아무 말 없이 찬송가만 불러줬습니다. 다음날 환자가 딴 사람이 됐다고 간호사들이 놀랐어요. 소원한 관계였던 가족에게 연락해 용서를 구하고 편안하게 돌아가셨습니다.”

일정한 호스피스 자격을 갖춘 목사는 환자를 심방하거나 전화 상담을 통해 영혼을 치유할 수 있다. 최 장로 본인도 직접 우범지역을 찾아가 중병 환자를 양로원으로 옮겨 돌보기도 한다. 연고자가 없는 노인의 자녀를 끈질기게 찾아내 관계 회복과 화해를 돕기도 했다. 이 모든 사역은 채플린 목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호스피스 비용은 메디케어, 메디칼 그리고 일반 보험 등으로 해결됩니다. 단기 간 가족이 여행을 갈 수 있는 일시 위탁 케어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가능한 편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돌보는 게 호스피스의 원칙이에요. 한인사회도 인식을 바꾸고 많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최 장로는 호스피스를 받아도 주치의가 바뀌지 않으며, 병원에 갈 수도 있고, 기존의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재택치료 보조금(IHSS)도 끊이지 않고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의 (213)989-1600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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