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칼럼
▶ 포만감 유도… 혈당 수치 안정시키는 역할
▶ 아침에 탄수화물 위주 보단 계란 섭취 좋아
▶ 생선·해산물, 가장 영양가 높은 고단백 식품
단백질 섭취를 최적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울 수 있다. 단백질을 얼마나 먹느냐뿐 아니라 언제 먹느냐, 어떤 음식에서 섭취하느냐도 중요하다. 건강 상태, 나이, 활동 수준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단백질 필요량이 생각보다 높을 수도 있다.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 주요 장기, 피부 세포를 구성하며, 신진대사, 식욕,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일부 아미노산(단백질의 구성 요소)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일부는 반드시 특정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콜로라도 주립대학교 식품과학 및 영양학과의 등록 영양사인 앤 코질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저장하지만, 단백질은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섭취해야 합니다. 단백질을 오랜 기간 너무 적게 섭취하면 결국 근육을 분해해서 단백질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전문가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단백질 관련 실수를 정리했다. 다음은 그 중 가장 흔한 여섯 가지이다.
1. 아침식사 때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는다
하루 식사를 떠올려 보자. 대부분의 단백질을 저녁에 섭취하고 있지 않은가? 코질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아침엔 단백질을 거의 섭취하지 않고, 점심엔 조금, 저녁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인의 경우 하루 총 단백질 섭취량의 절반가량을 저녁 식사에서만 섭취한다고 추정하는 연구도 있다. 닭고기, 햄버거, 스테이크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 주로 저녁 식사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베이글, 시리얼, 머핀, 패스트리 등 많은 아침 식사 메뉴는 정제 탄수화물은 많고 단백질은 적다.
하지만 단백질은 포만감을 유도하고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아침에 단백질을 적게 먹으면 하루 내내 배고픔과 간식 욕구가 더 커지고, 도넛, 사탕, 감자칩 같은 음식에 손이 가기 쉬워진다. 실제로 임상시험에서는 단백질이 많은 아침 식사를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포만감을 더 오래 느끼고 하루 간식 섭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코질은 “내 상담 환자들도 ‘간식을 너무 자주 먹게 된다’, ‘하루 종일 단 게 먹고 싶다’고 말한다”며 “이럴 땐 아침 식사의 단백질을 늘리면 눈에 띄게 개선된다. 마치 기적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단백질 필요량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아침 식사에서 단백질을 25~30g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너무 부족하다면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침에 베이글만 먹는다면 달걀을 하나나 두 개 추가하고, 머핀 대신 그릭 요거트에 견과류, 씨앗, 베리를 곁들여보자.
그 외에 좋은 아침 단백질 식품으로는 코티지 치즈, 삶은 달걀, 달걀과 콩, 치즈 또는 아보카도를 넣은 아침 부리토, 고품질 단백질 파우더로 만든 스무디(달걀 흰자, 유청, 대두, 완두 단백질 기반) 등이 있다.
2. 땅콩버터를 ‘고단백 식품’이라 믿고 먹는다
땅콩버터에 단백질이 많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일부 인기 브랜드는 라벨에 단백질 함량을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해 한 주요 스포츠영양학 학술지에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땅콩버터의 단백질 함량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점에 대해 운동 및 스포츠 영양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땅콩버터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품으로, 동일한 무게 대비 계란, 그릭 요거트, 살코기, 닭가슴살, 콩류, 생선보다 지방과 칼로리가 훨씬 많다.
물론 땅콩버터는 섬유질, 비타민, 미네랄, 심장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 등을 함유한 영양가 높은 식품이다. 그러나 단백질보다 지방 함량이 두 배 이상 많아, 단백질보다는 지방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한다. 보고서 저자인 플로리다 노바 사우스이스턴 대학교의 호세 안토니오 교수는 “땅콩버터 라벨을 보면 대부분이 지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지방이긴 하지만 고단백 식품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땅콩버터 2큰술(1온스, 일반적인 1회 제공량)에는 약 7g의 단백질, 16g의 지방, 190칼로리가 들어 있다. 보고서는 땅콩버터를 단백질 보충 수단으로 삼는다면 칼로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렇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땅콩버터는 건강식품이지만, 칼로리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체중을 늘리고 싶다면 땅콩버터를 많이 먹으세요. 하지만 단백질 공급원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3.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다
미 의학한림원은 평균 성인의 단백질 권장 섭취량을 체중 1kg당 0.8g(체중 1파운드당 0.36g)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평균적인 비활동 성인의 경우 하루 약 54g으로, 구운 연어 4온스, 구운 닭가슴살 3온스, 삶은 달걀 하나 정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영양 결핍을 피하기 위한 최소치’일 뿐이다. 운동선수나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체중 1파운드당 0.54~1g까지 더 많은 단백질이 필요하고, 임신 중기 이후에는 체중 1파운드당 0.5g 정도가 권장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필요량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60세 이후부터 근육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에 대한 근육 반응도 둔해진다(이를 ‘동화 저항성’이라 한다).
노인 영양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록 영양사 케이티 도드는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들기 때문에 남은 근육을 보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진다” “우리는 침대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내려가고, 이를 닦는 등 모든 활동에 근육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도드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은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체중 1파운드당 0.450.54g이 권장되며, 150파운드(약 68kg)인 노인은 하루 6881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상당수의 노인들이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고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최대 30%가 최소 권장 섭취량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너무 많이 먹는다
미국인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은 닭고기와 붉은 고기이며, 그 외 우유, 치즈, 가공육(핫도그, 베이컨, 소시지, 햄), 빵, 정제 곡물, 계란 등이 뒤따른다. 하지만 가공육은 나트륨, 포화지방, 보존제가 많고, 붉은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송아지고기)도 포화지방이 많아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을 많이 먹는 사람은 대장암 등 암 발병 위험도 더 높다. 특히 젊은 층에서 대장암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암연구소는 붉은 고기 섭취를 주 3회(12~18온스)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가공육은 “가능하면 아예 섭취하지 않거나 최소화”할 것을 권장한다.
5. 생선을 충분히 먹지 않는다
생선은 가장 영양가 높은 고단백 식품 중 하나다.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며, 우리 몸에서 합성할 수 없는 필수 영양소를 제공한다. 야생 연어 3.5온스(약 100g)에는 약 22g의 단백질이 들어 있는데, 이는 계란 네 개에 해당한다. 보건 당국은 주 2회 이상 생선 섭취를 권장하지만, 미국 성인의 90%는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생선을 섭취하면 뇌 건강, 심장 건강을 향상시키고 조기 사망률도 낮아진다. 약 67만 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 분석에 따르면, 생선을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낮았다. 하루 생선 반인분(약 2온스)을 먹는 사람은 거의 안 먹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12% 낮았다. 건강에 좋은 생선과 해산물은 ▲야생 및 양식 연어 ▲정어리, 멸치, 대서양 고등어 ▲송어 ▲홍합 ▲굴 등이다.
6. 식물성 고단백 식품을 충분히 먹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또 하나의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은 콩류다. 콩, 완두콩, 렌틸콩 등은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도 풍부하다. 섬유질은 장 건강, 체중 감량, 혈당 및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익힌 렌틸콩, 흑콩, 핀토콩 등 1컵에는 단백질 15~18g, 섬유질 약 15g이 들어 있으며, 이는 하루 섬유질 권장량의 절반 이상을 충족시킨다. 또한 콩류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고단백 식품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콩, 완두콩, 렌틸콩을 단 ½컵만 섭취하고 있으며, 이는 권장량(주 1~3컵)에 한참 못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단백질을 붉은 고기나 가공육에만 의존하고 식물성 단백질은 간과하고 있다고 코질은 지적한다.
“저는 고기를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콩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섬유질이 풍부하고, 가격도 싸고, 포만감도 크고, 단백질도 풍부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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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had O’Conn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