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짜 생선회 vs 사시미

2016-07-16 (토) 추재옥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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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바다 생선회는 열대어보다 더 쫄깃쫄깃 입맛을 돋운다. 육류보다 어류가 건강에 좋다고 하니 전 세계 물고기 수요량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중국 상해 한 도시의 인구가 한국 전체 인구보다 더 많고 부자들이 더 많아졌다. 따라서 상해에서만 소비되는 생선회 양은 중국 연안에서 잡은 물고기만으로는 턱없이 수요가 모자라다.

저 멀리 북쪽바다 원양선에 의해 잡힌 맛있는 물고기는 아예 부자들이 즐겨 찾는 식당으로 미리 직송된다. 이제는 그렇게 흔하던 명태나 조기들도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이 됐다. 산란기에 연평도근해에 모여들어 금빛 찬란한 황금어장을 이루었던 통통하게 알이 밴 조기들마저 북쪽으로 떠나 버린 지 이미 오래다.

아열대 수온으로 변해버린 서해바다에는 찬물고기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인해전술로 떼 지어 몰려드는 중국어선 군단들은 모든 어족을 싹쓸이 해간다. 그나마 더위를 피해 갯벌바닥에서 서식하는 꽃게들까지 레이더로 포착해 씨를 말리고 있다.


이로 인해 바다 생선회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해지게 되니 바다고기 대신 민물생선회를 섞어 파는 파렴치한 상인들이 많아졌다. 민물고기나 강 하류의 어패물속에는 기생충이 많이 서식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벌레들이 우글우글 득실거린다. 알고 보면 너무나 끔찍한 이야기지만 이것이 사실이다.

기생충은 뇌를 갉아먹는 아메바를 비롯해 간이나 담도에 알을 까고 서식하면서 간 또는 췌장에까지 침투해 불치의 병변을 일으킨다. 아이들을 위한다고 민물 꽃게를 많이 먹이면 기생충들이 간에 모여들어 아파트단지처럼 집을 짓고 산다. 그러므로 민물 생선은 반드시 구워먹거나 끓여 먹도록 하자.

양식장에서는 균을 없애기 위해서 항생제를 과다 사용한다. 나중에는 항생제에 내성이 생겨 잘 듣지도 않는다. 또한 일본 근해에 사는 어족에서는 몸에 해로운 방사선 물질들이 많이 검출된다.

이는 갑상선암 등 무서운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 물고기들은 태평양 동쪽 미국 서해안까지 몰려다닌다. 그 결과 좋은 먹거리들이 우리 주위에서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생선회도 가려서 먹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범람하는 기생충 생선의 유통을 막을 길은 없을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오염된 생선회를 팔아 대중의 건강을 해치는 부도덕한 상행위를 하는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을 근절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시기이다.

<추재옥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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