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적 뿌리가 약한 교회는 ‘클럽’과 같다”

2016-07-06 (수) 유정원 /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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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톰 레이너 목사 “변하지 않으면 문 닫아” 경고

▶ 복음의 원칙은 지키되

“신앙적 뿌리가 약한 교회는 ‘클럽’과 같다”

변하지 않는 교회는 문을 닫는 위기의 시대다. 사진은 한때 웅장한 예배당으로 인기를 모은 크리스털처치의 옛 예배 모습.

교회가 들어서 있는 세상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디지털 문명과 이에 따른 생존환경의 변화는 도덕과 삶의 기준을 마구 바꿔가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급변하는 중이다.

이 와중에 변화의 일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또 다른 부분은 인간을 죄악과 분쟁으로 이끌어간다. 이런 시기에 교회가 그대로 옛 영광에 취해 있다면 성경이 지적하는대로 ‘게으르고 패악한 종’이 될 것이다. 변화의 파도 속에서 선과 악을 구분하고 대처하면서 나아가 변화를 선도하는 교회가 절대 아쉬운 시점이다.

북미지역 최대의 기독교 자료와 데이터 공급단체인 크리스천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5일 ‘변화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제목의 칼럼을 발표했다. 레이너 목사는 “죽어가는 교회는 반드시 겉으로 보이는 징후가 있다”면서 “단순히 건강하지 않은 교회와는 또 다른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신앙적 바탕이 강력하게 뿌리내리지 않은 교회는 그저 클럽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레이너 목사는 “불행하게도 훌륭한 목회자와 스탭들이 교인들로부터 감정이나 언어적 폭력을 당하고 있다”면서 “비방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수행하는데 아주 큰 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과거 대부분의 복음적인 교회는 프로그램 위주로 돌아갔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프로그램이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가 변화의 길을 가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거의 10만 개의 교회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이너 목사는 ‘죽어가는 교회’의 특징을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는 신학적 배경을 포함해 신앙적으로 뿌리가 얕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기도취형 교회다. 스스로에게는 언제나 쉽게 핑계와 면죄부를 주는 케이스다. 다음으로 ‘죽어가는 교회’는 부정적인 비판이 많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네 번째 특징은 이성과 지성이 통하지 않고 무지하고 맹목적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복음적으로 활기를 잃고 빈혈증세를 보이는 교회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는 교회는 어떤 특징을 보여주는가. 복음의 원칙은 분명하게 지키되 베풀고 포용하는 ‘관대한 교회’를 외면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관대한 교회와 재정적인 상황은 긴밀한 관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미국 교회의 1인당 평균 주일헌금은 30달러 수준이다. 교회의 재정이 몇몇 소수 성도에게 의존하고 있는지, 아니면 교인들 사이에 골고루 헌금이 일정 수준 이상 이뤄지고 있는 지가 중요하다. 교회의 재정적 건강도는 교인 일인당 주일 헌금 액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레이너 목사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이너 목사는 많이 베풀고 넉넉하게 포용하는 교회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 여섯 가지도 소개했다.

1) 개인별 주당 헌금 규모 2) 예산집행의 방향 3) 교회 밖 세상을 향해 헌금을 사용하는데 대한 성도의 반응 4) 커뮤니티 경제 상황과 교회의 나눔 사이의 비중 5) 소수 교인에 대한 헌금 의존도 6) 청지기 신앙에 대한 성경적 이해도 등이다.

레이너 목사는 “재정이 단단한 교회도 나눔과 포용에 인색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교회는 기쁘게 주고, 망설이지 말고 나누면서, 관대한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럴 때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살아 숨 쉬는 교회로 변화하고 궁극적으로 부흥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유정원 /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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