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행을 베푸는 한인들이 더 많아지길...

2016-06-23 (목)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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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최근 젊은 한인여성이 버스 안에서 사고를 당한 70대 한인 할아버지를 도와줬다는 미담이 알려지면서 모처럼 한인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본보 6월18일자 A3면> 이 여성은 MTA 버스가 급출발하면서 넘어져 심한 부상을 입은 할아버지를 위해 직접 911에 신고까지 하고, 병원 응급실에 이송되기 전까지 2시간이 넘도록 할아버지에서 귀와 입이 돼 간호했다고 한다.

특히 할아버지는 넘어지면서 손잡이에 머리를 세게 부딪쳐 거의 정신을 잃을 뻔 했는데 이 여성의 도움 덕분에 치료와 검진을 받고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일면식도 없는 나를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애정을 쏟은 그 여성은 천사나 다름이 없었다”며 “이 여성의 선행이 널리 알려져 더 따뜻한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제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보도되자 일부 한인들로부터 수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젊은 여성의 선행으로 가슴이 훈훈해 졌다며 그 여성을 꼭 찾아 소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무심코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이 같은 선행을 한 이 여성의 마음에 많은 이들의 가슴이 뭉클해 진 것이다.

최근 영화배우로 유명한 키아누 리브스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아시안 여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다. 영화배우로 성공하기 전 연기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자신이 쓴 연기 관련 서적을 판매하며 거리를 전전하는 노숙생활을 했던 리브스는 어느 날 맨하탄의 한 가정집 문을 두드렸다.

며칠째 식사를 하지 못해 빵과 우유 한잔이라도 얻기 위해서였다. 막상 문이 열리자 리브스는 자존심 때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지만 그의 초췌한 모습을 본 여성은 따뜻한 식사와 함께 용기를 잊지 말라고 응원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가 된 리브스는 어느 날 병원에 입원한 친구의 병문안을 갔다가 옆 병실에서 낯이 익은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수십 년 전 자신이 노숙자 생활을 할 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식사를 대접했던 그 여성이 심각한 병에 걸려 치료를 받던 중이었던 것이었다. 리브스는 이 여성의 치료비용 수 만 달러를 자신이 모두 부담했다고 전하며 ‘친절은 값을 매길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한인들이 마음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주위 사람들에게 환한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 보길 바래본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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