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어려운 세상, 같이 걸어가자

2016-06-18 (토) 이미선 LI 로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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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뉴욕한인회는 세상과 통하는 문을 닫아버리고 나서는 자, 앞장서는 자들이 무언가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구정물을 뒤집어 씌우고 흠집을 내어야 직성이 풀리는 고질을 보여줬다.

상대방의 사생활을 캐고 억억 울어대며 수많은 밤을 보냈을 그 누구에겐 체면과 염치를 가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자기네들이 쌓아놓은 성안에서 사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다행히도 지금은, 모든 악의가 밝혀지고 외롭게 싸워온 현 회장이 사욕이 낳은 찌꺼기 제거에 몹시 분주하다. 전 회장의 행태는 꼭 한편의 연극을 본 듯하다. 누가 출연하는가, 홍보를 어떻게 잘 하는가, 관객이 얼마나 들었는가에 따라 한인회장의 위상이 달라지는 영악한 회장이 연출을 했기 때문이다. 명색이 한인사회에서 이름을 알린 이들이 오합지졸처럼 몰려 다니며 대중앞에 나서서 서바이벌 게임이라도 한 듯하다. 본질적이지 않은 것은 모두 부패한다.


한인회관은 한인 모두의 집이다. 거친 바람을 맞으며 회관을, 아니 우리들의 집을 지켜준 현 한인회장에게 찬사를 보낸다. 하마터면 쓸쓸하게 방치되어 남의 손에 허무하게 빼앗기지 않았겠는가.

한인회장은 개인의 사욕을 떠나 전체적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은근히 자신들 속에 엎드리고 있는 교만도 버려야 한다. 이것은 특별히 그들이 지켜야 할 선택이다. 사욕만을 불태우며 오직 대중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고 몰려다니며 근거없는 여론에 영합하여 상대방을 끌어내리는 행위는 스스로 자멸로 자신들을 맡기는 꼴이 되어 버린다.

내 자신도 한인회장을 역임했던 남편덕분에 그 자리가 약삭빠른 회장이 편리함만을 대중에게 어필하는지, 좀 느리고 아둔해도 편안함을 대중에게 안기는지 불 보듯 너무 잘 안다. 세상은 그래도 편안함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이라도 뉴욕에 사는 모든 한인들이 현 한인회장에게 맘속으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 편안한 우리들의 집이 있어 비바람 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조금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우리가 먼저 좋은사람이 되어주면 금상첨화 아니런가!

<이미선 LI 로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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