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박단소(輕薄短小)와 중후장대(重厚長大)

2016-06-11 (토) 김광현 전 대학교수/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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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수많은 제품들은 가볍고(經), 얇고(薄), 짧고(短) 그리고 작게(小) 만들어 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생산되어 쓰고 있었던 물품들, 예로 들면 우리가 애용해온 휴대전화기는 그 형태가 크고 무거워 들고 다니기에도 불편했으며 디자인도 세련되지 못했으나 현재 생산되는 제품들은 제조회사들이 서로가 앞 다투어 얇고, 가볍고, 작게 만들어지고 또 다양한 색상이 멋있고 우수해서 우리들에게 큰 매력을 주고 있다.

또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진 TV수상기들은 크고, 무겁고, 두껍고 그리고 둔탁한 모양에 요즘 만들어내는 ‘경박단소’형의 LED, 및 ULCD의 벽면TV가 아니었다. 디지털 기술방식에 의해 생산되는 여러 산업분야 제품들, 즉, 전자 및 가전제품, 컴퓨터, 신소재의 섬유제품류, 합성수지류, 신개념의 자동차 등과 인지과학에 의해 생산되는 많은 제품들도 사용하기에 편리함을 주고 있다.

‘경박단소’형으로 생산하는 ‘트랜드’는 제품 디자인이 계속 향상 되고 사용하기 편리 해지고 값도 저렴해지는데 이는 상품생산 제조사들이 신 재료의 개발과 새 기술의 복합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구매자 시장이 형성되어 물품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더욱이 제조사들 간의 심화된 경쟁으로 인한 구매자 지향성 시장의 형성은 제품의 차별화, 시장의 세분화 및 소비자 구매동기 연구 등의 전략이 시장에서의 제품 수명을 단축시킴과 동시에 생산품들은 사용자들을 위해 보다 더 새롭고 간편하고 더 작게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적 생산기법이나 새 재료의 개발로 소비자의 구매를 자극해서 만들어 내는 제품 들이 ‘경박단소’형의 모양으로 제조되어지는데 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서로의 관계형성이 물질적 진화의 이러한 생산방식의 모양을 그대로 가져야 되는지? 오늘날 사람들이 너무 나 쉽게 동화되어 버리는 볼품없는 유행과 천박하고 자유분방한 시류 때문에 삶이 혼탁하고 각박한 사회 환경에서 못 벗어나는지? 그래서 좋은 인간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우리가 시대적 흐름에 도취되어서인지 서로간의 상호관계는 신의가 무겁고(重), 덕이 두껍고(厚), 오래 변치 않고(長), 포용력 많은(大) 인간상을 필요로 하는데 현대 생산성의 장점인 ‘경박단소’형의 사용성, 편리성 및 매료성 등, 물질적 풍요성을 지나치게 만끽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지? 현대인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이 시대에 가장 시급히 가져야 되는 심성의 ‘아젠다’는 현대적 제품생산에 의한 물질적 풍요로움을 가능케 하는 경박단소(輕薄 短小)한 모양에서 인간성의 ‘기본적 핵’으로의 중후장대(重厚 長大)한 인성의 덕목을 갖는 노력이라고 생각해 본다.*

<김광현 전 대학교수/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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