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정희 회장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

2016-06-10 (금) 10:17:53 류제봉 퀸즈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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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전 뉴욕한인회 회장이 오랫동안 보관하고 계신 한인들로부터 거둔 성금을 얼마 전에 한인사회에 환원한다 해서 매우 기뻤다. 그동안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한인들의 바람과 기대에 부응해 한인들의 뜻이 담긴 성금을 이번에 뉴욕한인회에 다시 내놓으려고 한 김정희 회장의 결단에 나름대로는 존경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김 회장은 그 성금을 지금까지 30여 년간 보관했다고 하는데 어찌 해서 현재 가지고 있는 금액이 10만 달러밖에 안된다고 하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번에 소장하고 계신 한인들 성금 중에 겨우 1만 달러만 뉴욕한인회에 전달하시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 느낌은 아마 나만이 아닐 것이다. 내가 만난 주위의 여러 한인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이는 한인들 알기를 우습게 보는 처사가 아닌가. 그것으로 양심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이다.


김 회장께서 옳은 생각과 바른 양심을 가지고 계신다면 마땅히 한인들이 인정하고 수긍할 만한 수준의 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개인 돈이 아니라 한인들이 공익을 위해 기부한 공금이기 때문이다. 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김 회장은 계속 자신에게 붙어 다니는 수치스런 오명을 면하기 힘들 것이다.

이번에 1만 달러를 내놓으신 김 회장은 앞으로 기회를 봐서 더 내놓을 수도 있다는 내용의 여운을 남기셨다. 다시 한 번 김 회장의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 나는 그분이 꼭 빠른 시일안에 더 합당한 액수의 돈을 한인사회로 반환할 것을 믿는다.

차제에 한인들로부터 거둔 공금이나 공금으로 만들어진 건물을 갖고 있는 분들은 이 기회에 서둘러 한인사회로 환원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한인들은 이들의 모든 움직임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이들이 모든 것을 한인사회로 다시 반환할 때까지 계속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어느 단체든 기관이든 공금은 반드시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고 공익을 위해 모아진 돈은 반드시 그 취지에 맞게 쓰여져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까지 많은 단체들의 운영 실태에서 보면 공금이 불투명하게 관리되고 적당하게 쓰여지곤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마치 관행처럼 되어 왔다.

이번 기회 이런 관행이 더 이상 자리 잡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잘못을 그대로 묵과한다면 한인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 후세대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도 잘못된 관행은 이 기회에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류제봉 퀸즈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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