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육체·성·사랑은 따로 있는 게 아니죠”

2016-05-31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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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 신학 세미나’ 한국순교자천주교회서

▶ 김혜숙 박사 “하느님의 계획 이해 필요”

“육체·성·사랑은 따로 있는 게 아니죠”

김혜숙 박사는 몸에 담긴 창조의 뜻을 바로 아는 게 삶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육신을 갖춘 인간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걸으며 구원의 여정을 펼쳤다. 애당초 몸과 영혼은 따로 아닌 하나였다. 물질과 과학에 포위된 현대인에게 영혼은 보이지 않는다. 정작 육신은 피폐해지고 끝모를 갈망에 허우적거려도 탈출구를 못 찾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하지만 추상으로 여기는 영혼이 구체적 인생을 구하는 힘이 되는 걸 신앙은 보여준다.

‘몸 신학 세미나’가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 사랑’이라는 주제로 오는 6월5일(오후 2~5시), 6일(오후 7시30~9시30분), 7일(오후 7시30~9시30분), 12일(오후 2~5시) 웨스트민스터에 위치한 한국순교자천주교회에서 열린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강조했던 ‘몸 신학’(Theology of The Body) 내용을 소개하는 시간이다.

강사는 김혜숙(막시마) 박사다. 김 박사는 현재 교황청립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요한 바오로 2세 대학 한국 책임자로 전국을 다니며 몸 신학을 알리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몸 신학을 강의했고 현재 대전 가톨릭대학 혼인과 가정대학 신학원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쓴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사랑’을 번역했으며 최근에는 몸 신학 교리서 2권을 출간했다.


“여러분은 삶에 있어서 인생의 최대 목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살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 모두는 나의 의지에 의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이 아니고 태어난 것입니다. 또한 얄밉게도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나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저 부름 받은 것이죠.”

현대인들은 편리함을 얻기 위해 행복을 팔고 있으며 인간을 욕망이나 돈의 논리에 따라 바라보고 있다고 김 박사는 안타까워했다. 당장 필요한 것만을 좇으면서 몸과 성, 사랑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현대 사회가 가진 문제의 뿌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왜곡된 상황을 회복하려는 것이 바로 몸 신학이라고 설명한다. 혼전 순결과 낙태, 동성애 등 여러 사회적 문제도 몸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몸 신학에서 육체와 영혼은 하나입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몸과 성 그리고 사랑을 따로 봐요. 교육비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거나 사랑하지 않으면서 성관계를 하죠. 선택의 자유를 내세우기 전에 하느님이 심어준 사랑으로 서로를 대해야 합니다.”

김 박사는 몸 신학이 “몸이 몸 그 이상임을, 사랑이 사랑 그 이상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내가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지, 태어남도 죽음도 부르심이라는 것을, 사랑은 단순히 감정이 아닌 구원을 향한 부르심이라는 것을, 전 생애를 통해 완성해 나가는 것임을 선포하는 게 몸 신학”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바로 이 모든 것은 바로 가정에서 배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의 매일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부부가 서로에게 저지르는 악행이 뉴스에 나옵니다. 그 원인을 단순히 ‘인격 장애’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더 예쁘게 보이고 더 젊게 보이고 더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 나쁜 게 아니죠. 문제는 이것이 우리 삶의 전반을 지배하면서 인간의 본질을 간과한다는 것입니다.”

몸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곧 자신을 아는 것이고 나아가 타인과 세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길이라고 김 박사는 강조한다. 개인의 아픔과 상처를 어디에서 바라보고 회복할 수 있을지, 모두가 갈망하는 행복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바로 요한 바오로 2세의 ‘몸 신학’ 교리서에 담겨 있다는 주장이다.

“생명의 본질은 신비로 가득 차 있고 하느님께서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 나의 삶에 관심을 두십니다. 그 이유는 나를 지을 때, 나를 위한 계획을 당신 마음 속에 세워두셨기 때문이죠. 이 계획을 자신의 삶 속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온전히 실현하기를 원하십니다. 이번 모임을 통해 희망, 기쁨과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문의 (213) 258-8665, 회비 10달러.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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