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년을 열정으로 살자

2016-05-21 (토) 김상준 팰팍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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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에 세상을 떠난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리커는 타계 직전까지 집필을 계속했는데 “아직도 공부하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인간은 호기심을 놓는 순간 늙는다“ 라고 답했다.

97세 까지 산 첼로의 성자 카블로 카잘스는 “선생님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로리스트인데 아직도 하루에 6시간씩 연습하는 이유가 무엇 입니까?” 라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아직도 연습을 통하여 발전하고 있다네” 라고 답했다고 한다.

“돈 없이 젊은 시절을 보낼 수는 있지만 돈 없이 노후를 보낼 수는 없다” 라는 명언을 남긴 어느 유명한 희곡작가도 있다. “늙어서 돈은 신분이고 지위이고 계급장 이다. 돈이 없으면 모두에게 냉대와 무시를 당한다. 그러나 돈이 전부는 아니다. 돈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는 없다.청춘은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다.” 라고 한 사무엘 울만의 시와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 라는 팝송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명시이며 노래이다.


돈은 넘쳐나는데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다.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모른다. 온갖 고생과 함께 근검절약하며 어렵사리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돈 버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는 동안 취미생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다.

옛 선조들은 고향에 전답이 있어서 먹고 사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까 한가한 시간이 나면 마음 맞는 친구와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논하고 서로 지은 시, 서, 화를 즐기고 서로 품평하며 가무를 즐기면서 인생의 완성을 추구하였다고 한다.

은퇴하고 나서 30여 년간 황금기를 열정과 취미생활을 즐기면 절대 늙지 않는다. 열정을 가지면 마음이 늙지 않고 마음이 늙지 않으면 육체도 건강해 진다. 방콕 남, 파자마 맨, 전년 맨, TV 맨이 되면 순식간에 늙어 버리고 만다. 동창회에 가보면 그 사람의 살아온 모습이 얼굴에 쓰여 있다.

분명한 것은 은퇴 후 반드시 제2의 인생이 있다. 흔히들 ‘앙코르인생’ 이라 하고 은퇴 후 생을 마감 할 때까지는 약 8만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긴 세월 인가. 태어나서 공부하고 취직할 때까지 30년, 취직해서 직장생활 30년, 은퇴해서 보통 30년 보내다가 저 세상으로 가는 게 인생여정이다.

1세대는 산업화의 주역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룩한 세대여서 젊은 시절 각박함에 쫓기어 인생의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살았다. 노년들이여! 이제라도 인생의 참 맛을 추구할 권리를 놓치지 말고 의욕 넘친 나날을. 활기차게 이어 가자.

<김상준 팰팍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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