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마 곳곳에 60일간 군·경 배치해 통제 강화…”치안 강화 급선무”
한국인 사업가 피랍과 현지 대중교통 운전기사 피살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페루 수도권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구스타보 아드리안센 페루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이날부터 60일간 리마 광역 수도권과 카야오 내 12개 지역을 대상으로 비상사태를 내린다"며 "군과 경찰이 내부 질서 유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처 대상지 중에는 현지 경찰이 베네수엘라 국적의 폭력조직원 3명에게 납치된 한인 사업가를 전날 새벽 극적으로 구출한 인데펜덴시아도 포함됐다.
현재 페루 리마를 중심으로는 흉포한 범죄자들에 의한 살인·강탈·협박 등 사건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한인 사업가 피랍 사건뿐만 아니라 버스와 택시 등 운송업 종사자를 표적 삼은 강력 범죄가 최근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2일엔 버스 운전기사가 괴한에게 저항하다 목숨을 잃는 등 지난 달 말부터 한 달 남짓 사이에 4명의 대중교통 기사가 도심에서 살해됐다.
운송노조 조합원을 비롯한 시민들은 23일부터 신변 안전을 촉구하는 시위와 파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각급 학교에 임시 휴교령을 내리고 직장인 원격 근무를 장려하는 등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대중교통 운전자 대상 범죄 전담 부서를 경찰청에 신설하라고 지시했지만, 사회 불안은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페루 정부에서 치안 강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페루 정부는 이와 관련, 각종 강력범죄자 수감 증가에 대비해 남부 국경 인근 차야팔카 교도소 확장 방침도 발표했다. 이 교도소는 해발 4천600m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용 시설로 알려져 있다.
한편, 페루 주재 한국대사관은 안전 공지를 통해 버스 탑승 시 차량 지연에 유의할 것과 차량 운행 중 정차 시 물건 판매·구걸·세차 등 방식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