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잠자는 공금 한인사회로 마땅히 환원돼야

2016-05-16 (월) 류제봉 퀸즈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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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한인 이민역사가 100년이 넘었다. 1970년대 이후부터 이어진 한인들의 본격적인 이민의 역사도 거의 반세기가 다 되었다. 이제 뉴욕의 한인사회는 인구 면으로나 경제력 면으로 상당히 비대해 졌다.

뉴욕, 뉴저지 어딜 가나 한인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띠고 한인들이 땀 흘려 일군 비wm니스나 빌딩 등도 곳곳에 많이 있다. 이는 한인들의 저력이 이 땅에서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일 것이다. 불모지를 맨손으로 일군 한인들의 피나는 노력과 투지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후세대를 위해 유산으로 물려주는 작업을 해야 할 일만 남았다. 소수민족인 그들이 이 땅에서 발붙이고 당당히 살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그들이 어깨를 활짝 펴고 살 수 있도록 바탕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 한민족의 근간인 올바른 정신과 기본 도덕이다. 특히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미국에서 살아가야 할 후세들에게는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이는 우리 1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그 길을 2세들이 따라 갈 수 있다.

이번 제34대 뉴욕한인회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전은 1세대의 치부를 그대로 보여준 대표적인 케이스다. 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회장이 한인회관을 독단으로 외국계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장기리스 계약으로 렌트 선수금을 받아 챙긴 사실이나, 한인회관 재정을 사무국 경비로 유용해 회관 이 경매로 넘어갈 뻔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인사회 공금을 개인적으로 쓰고 마음대로 전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 경매에 넘어갈 뻔한 한인회관 담보권문제가 한인들의 뜨거운 정성으로 해결돼 천만 다행이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이런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들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한인사회는 어물쩡 넘어온 게 사실이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만도, 한인들이 모금한 돈을 자기 것인 양,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전 뉴욕한인회 모 회장이 수십 년간 보관하고 있는 공금, 10여 년 전, 전 브루클린 한인회 골프대회 결산 후 보관하고 있는 기금, 한인들의 성금으로 플러싱에 한인커뮤니티센터(KCC) 건물을 개인 명의로 사놓고 개인소유처럼 움직이는 기금. 이는 모두 한인사회에서 모금된 공적 기금이고 공적 자산이다.

이것이 개인소유가 되어 있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일이다. 한인사회에 돌려주지 않으면 이것은 문제가 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 후세대를 위해 바른 한인사회 모습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현재 한인사회는 한 단계 더 성숙하기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뉴욕한인회관 살리기와 300만 달러 모금 KCS 동포회관 건립이다. 차제에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거나 움직이지 않는 공금이나 건물은 한인사회로 되돌려져 한인사회가 절실히 필요할 때 쓰여져야 한다. 이것이 바른 한인사회 정립의 우선순위다.

<류제봉 퀸즈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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