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상현 박사, 프린스턴 신학대 ‘명예의 전당’에

2015-09-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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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 초상화 봉헌 ‘최고 신학자’ 공인

▶ 아시안 첫 석좌·명예교수로 31년 가르쳐

이상현 박사, 프린스턴 신학대 ‘명예의 전당’에

이상현 박사와 사모가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도서관에 걸린 초상화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명예의 전당에 이상현 박사의 초상화가 걸렸다. 이 박사는 프린스턴 신학대학원 역사상 첫 번째 아시안 석좌교수이자 명예교수다. 이번 초상화 헌정은 한인 목회자로서 주류 신학계와 교계에서 최고 수준의 존경을 받은 쾌거로 인정받고 있다.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은 사실상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의 뿌리다. 장로교 교인들이 1746년 목사를 양성하기 위해 뉴저지 대학(The College of New Jersey)을 설립했고 1896년 창립 150주년을 기념하면서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라는 오늘의 이름으로 변경했다.

지난 1812년 세워진 프린스턴 신학교는 나중에 프린스턴 대학교와는 행정적으로 분리됐지만 지금도 도서관, 보건시설, 채플 등을 함께 사용하고 학생들은 양쪽 모두에서 강의를 듣고 학점을 받는다. 진보신학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입장을 떠나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교이자 최고 수준의 신학교 중 하나이다.


프린스턴 신학교는 미국 내 최대의 신학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상현 박사의 대형 초상화는 바로 이 도서관 중앙홀에 걸렸다. 초상화 봉헌식은 지난 18일 총장의 주관으로 교수와 제자들 그리고 이 박사가 섬기는 프린스턴 한인교회의 성도 및 지인들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이 박사는 1980년부터 31년 동안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쳤고 2011년 6월 은퇴한 후 명예교수가 됐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윗즈워즈 대학에서 명예박사, 서울 장신대에서 명예 신학박사를 받기도 했다.

이날 크랙 반스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 박사는 프린스턴의 교수가 된 첫 아시안 아메리칸으로 30년 이상을 프린스턴에서 가르쳤으며 특히 조나단 에드워즈의 신학에 대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자”라고 소개했다.

또 “아시안 아메리칸 프로그램을 프린스턴에 정착시켰고 ‘아시안 아메리칸 신학’ 또는 ‘이민 신학’이라 불리는 단어를 최초로 언급하고 발표했다”며 이 박사의 공적을 극찬했다.

이 박사는 이민법 개방으로 이민물결이 일어나던 1970년대 초부터 이민신학을 연구했다. 미국 주류사회의 주변에서 살아가는 한인교회가 제대로 된 ‘이민신학’을 정립해야 된다는 취지였다.

이 박사는 주류사회에서 영원한 주변인으로서 맴돌 수밖에 없는 것이 이민자들의 현실이라고 정리했다. 따라서 “주변인이란 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그 특징을 살려 하나님의 일을 하는 참된 공동체를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어차피 나그네처럼 살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이 창조한 더 나은 본향으로 나아가는 순례자로 부름 받은 의미가 있듯, 중심이 아닌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한인교회가 예수님의 삶을 통해 미국 땅에서 해야 할 역할과 방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주류사회와 변방인 사이 ‘경계인’이기에 새로운 것을 볼 수 있고, 사회를 향해 예언자적인 메시지를 말할 수 있는 창조적 의미를 갖는다는 지적이다. 가장자리에 있다는 상황이 창조력을 낳고 공동체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는 이론이며 기독교인도 사회에서 창조적 예언자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생 신학자 조나단 에드워즈를 연구한 이 박사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신학자로 명성을 떨쳤다. 에드워즈는 신학자, 철학자이며 목사와 문인으로 미국 문화와 역사에 큰 영향을 남겼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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