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르메니아에 성령의 불꽃 일으킨다

2015-09-1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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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가 정교회… 복음의 능력 몰라

▶ 제자 길러 중동 선교의 전초기지로

아르메니아에 성령의 불꽃 일으킨다

백승환 선교사(오른쪽)가 아르메니아 청년 수련회에서 침례를 집전하고 있다

■ 백승환 선교사 남다른 열정

인간의 선함과 능력은 부족하지만 절대자가 빈틈을 채운다. 하나님과 동역하는 제자는 행복하다. 남들은 몰라도 본인은 고통 속에서도 기쁨이 사라지지 않는다.

백승환 선교사는 아르메니아에서 이런 행복에 젖었다. 풍요롭고 고향 같은 미국 땅에서는 미처 맛보지 못한 충만함에 잠겼다.


백 선교사는 일간지 기자로 러시아 취재를 갔다가 선교의 소명을 발견했다. 러시아인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목사 안수도 받았다. 은혜한인교회, 주님의영광교회에서 선교와 미디어 담당 목회자로 일했고 콜로라도에 위치한 컴패션 본부에서 오랫동안 구제사역에 헌신하기도 했다.

지금 그는 아르메니아에서 사실상 유일한 한인 선교사다. 미국과 유럽계 선교사들은 몇몇 일하고 있지만 복음을 나누고 제자를 세우는 한인 목회자는 백 선교사 혼자뿐이다.

“아르메니아는 영적으로 독특한 중요성을 갖고 있습니다. 301년에 최초로 기독교를 공인한 나라이지만 사방이 이슬람 국가에 둘러싸여 있어요. 그리고 1915년에는 무려 150만명이 사막으로 내쫓기며 학살당했죠. 순교의 피가 흥건한 곳입니다.”

영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아르메니아가 차지한 무게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90%는 제자교회라고 불리는 아르메니아 정교회 교인들이다. 개신교인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대부분 성령의 역사를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기독교 문화는 있지만 살아 숨 쉬고 사랑을 베푸는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경험하지 못했고, 당연히 복음의 능력을 모르는 거죠. 자신들이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지만 아직 깨지 못한 셈입니다.”

아르메니아인은 지리적, 정치적으로도 특성을 가진 민족이다. 본국에 사는 인구는 300만명이지만 세계 곳곳에 퍼져 사는 아르메니아인은 1,000만명을 헤아린다. 이들은 종종 유대인과 비교된다. 디아스포라를 구성한 점이나, 강한 생활력 등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르메니아는 가난한 나라다. 해외에서 송금하는 돈이 그나마 큰 힘이 되는 처지다. 청년 실업률은 수십 퍼센트에 이르러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은 복음과 소명을 받아들이는데 촉매가 되고 있다.

“청년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키워야 합니다. 아르메니아는 중동선교의 전초 기지에요. 젊은 아르메니아인을 선교사로 육성해 인접한 시리아, 이란, 이라크, 아제르바이잔, 터키, 중앙아시아 국가들로 파송해야 합니다. 이제는 선교의 전략도 바뀌어야 합니다.”


백 선교사는 선교 인력을 양성하고, 가난한 어린이들을 지원하며, 뜨레스디아스(TD)를 진행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교회 하나를 세우려 간 게 아닙니다. 그저 아르메니아 교회를 섬기고 성령의 도움으로 그들을 복음의 일꾼으로 일으켜 세우는 일을 할 뿐입니다.”

백 선교사는 아르메니아 선교현장에서 ‘가슴이 터질 듯한 기쁨과 설렘’을 갖는다고 전했다. 그리고 ‘순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인생의 마지막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가 얼마 전 메시지를 전한 청년 수련회에서는 30명이 침례를 받는 열매를 거뒀다. 백 선교사가 심장이 뛰는 충만을 느끼는 이유다.

하지만 아직 현지에는 사무실 하나 없다.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이제 체계적으로 사역을 벌여나갈 때다.

“서구 선교사들도 입을 모읍니다. 부흥의 폭발 직전이라고요. 작은 불씨만 붙여주면 엄청난 성령의 역사가 일어날 겁니다. 솔직히 선교센터를 마련하고 운영할 재정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도움을 구하고 있습니다. 한인교회와 교인들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을 내시고, 저의 사역에도 도움을 나눠주시길 소망합니다.”

문의 (719)465-4444, baekstephen@hotmail.com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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