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역자 청빙’ 담임목사 관여 바람직

2015-04-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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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성향 맞아야 화합의 팀 사역 가능... 뽑는 과정서 제외되면 충성심 기대 어려워

▶ 화학적으로 잘 어울리면 융화력 높아져

‘사역자 청빙’ 담임목사 관여 바람직

사역자 청빙에는 목사가 적극 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민교회에서 열린 목회자 세미나의 모습.

■ 라이프웨이 제시 장점 4

"평신도 중심의 부목사·전도사 인선은 갈등 잦아"


한인교회 사이에도 ‘교역자 중심’과 ‘평신도 중심’ 사역을 놓고 의견이 여럿으로 갈린다. 목사들에게 사역의 주요 책임을 맡길 것인가, 평신도 리더들을 전면에 내세울 것인가, 모두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부목사나 전도사 등 사역자를 청빙할 때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파급 효과가 오래 가게 마련이다.

이민교회에서도 중대형 교회일수록 인사위원회 등에 소속된 장로나 안수집사 등 평신도 지도자가 사실상 전반적인 과정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평신도들이 사역자의 이력서를 점검하고 직접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담임목사는 최종단계에 이르기 전에는 후보가 누구였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리소스는 이와 관련해 사역팀을 구성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담임목사가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13일 밝혔다. ‘일할 사람’이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게 향후 협력의 가능성을 높이고 갈등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팀 사역을 해야 하는데 구성원 서로가 처음부터 비전과 성향이 맞아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라이프웨이 대표 톰 레이너 목사는 강조했다.

레이너 대표는 담임목사가 사역자 청빙에 관계하면 유익한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화학적’으로 맞는 사람들끼리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우호와 협력관계를 키우기 훨씬 쉽다는 점을 장점으로 지적했다. 대형 교회에서 여러 명의 교역자들이 함께 사역하다 보면 경쟁심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좋은 사이’가 될 수도 있다. 당사자인 목사가 관여하지 않은 채 인사 또는 청빙위원회에만 맡겨 놓고 선한 ‘화학적’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는 충성심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자신을 고용한 사람에게 친근감을 갖고 섬기고 싶은 마음이 더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사역자를 뽑는 과정에서 목사가 배제되면 이처럼 유용한 마음을 기대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융화력이 높아진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가 된다. ‘화학적’으로 잘 어울리는 사람들은 감정적으로도 유대감을 갖게 된다. 조화를 이루는 관계에서는 서로 생각을 이해하는 게 한층 쉽고 빠르게 이뤄진다. 목사는 목회관이나 신학, 선교 등을 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 사역자 후보가 말이 잘 통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레이너 대표는 아주 출중한 재능과 소명 의식을 갖춘 스태프와 가졌던 실패 사례를 나눴다. 비록 훌륭한 인재였지만 목회 철학에서 서로 차이점이 컸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청빙단계에서 인터뷰에 참여했더라면 이런 사항을 사전에 발견할 수 있었고 함께 일하고 헤어지면 겪은 상호 간의 고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는 신뢰의 문제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 하고, 이와 마찬가지로 담임목사도 새로 들어온 사역자에게 애정을 품어야 한다. 청빙과정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다가 어느 날 인사위원회에서 소개한 사역자와는 이해와 신뢰를 쌓는데 아무래도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이 소요된다. 이보다 자신이 인사과정에 개입해 뽑은 사람에게 담임목사의 책임 의식이나 사랑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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