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양성과 포용성’이 교회 부흥의 ‘날개’

2014-1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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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교회, 여러 곳에 지교회 거느리고 예배당마다 2명 이상의 설교자 배치

▶ 동성애 이슈 등 교단 파워 축소 추세

‘다양성과 포용성’이 교회 부흥의 ‘날개’

빠르게 부흥하는 교회의 특징이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교회 부흥의 정답이 나온다.

■ 질적·양적 성장전략의 새 트렌드

추락하는 새에게는 날개가 없다고 하지만 부흥하는 교회는 날개를 단 듯승승장구한다. 교회와 목회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지만 와중에도 부흥하는 교회는 놀라운 속도로 규모와 영성이 모두 발전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적지 않은 교회들이 매년 문을 닫고 있다. 이와 같은 혼돈의 시대에 교회들마다 생존과 부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시도는 일정한 동질성을 형성하면서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크리스천 조사기관인 라이프웨이리서치 대표인 톰 목사는 24일 ‘최근 로컬교회의 눈에 띄는 세 가지 특성’을 밝혔다. 지난 1월 첫째 주에 미국교회의 주요 트렌드에 대해 발표한 적이 있는 톰 목사는 올해의 마지막 1개월을 앞두고 지금까지 관찰한특징적 교회 흐름을 정리했다.


대표적인 교회 사역전문 카운슬러이기도 한 톰 목사는 최근 들어교회들이 마치 ‘날아다니는 바퀴’를 단 것처럼 놀라운 속도로 ‘다(多)교회 전략’을 추진하는 경우가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부흥하는 교회들의 특성은 다양성과 포용력으로 압축된다.

교회가 끌어안을 수 있는 품이 커질수록 영적 부흥과 양적 성장이 탄력을 받고 성장동력이 자동적으로 순환하게 된다.

한 교회가 여러 곳에 예배 처소를 두는데 대해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은 물론 신학적으로도 곱지 않은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대형 교회들이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주류 교계에서는 여러 곳에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대형교회들이 지교회 형식으로 여러 교회를 거느리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300명 정도의 교회나 그보다 규모가 작은 교회들도 속속 이와 같은 성장 전략에 동참하는 추세다. 중·소형 교회들도 과감하게 교회를 개척해 나가면서 성장탄력을 키워가고 있다.

둘째로 이곳저곳에 예배당을 두다보니 당연히 설교자도 두 명 이상의 복수 목회자가 맡는 경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아예 특정 교회마다 한 명의 목사를 설교자로 두는 케이스도 있지만, 교회를 순회하며 목회자들이 교대로 강단에 서는 경우도 많다. 교회는 여러 개를 개척하고도 담임목사가 각 교회마다 스크린을 설치하고 설교를 독점하는 한국 교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복수의 목회자들이 교회들을 돌아가며 설교를 맡게 되면 비록 예배당은 여럿으로 떨어져 있어도 하나의 교회로서 동질감을 키워갈 수있다. 이런 장점이 교회를 성장시키는 동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교단의 영향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교단은 선교지원을 비롯해 신학교육, 성경공부 등의 재원과 자원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또 정치적 이슈나 윤리적 갈등이 불거졌을 때 교단은 결정적인 기준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교단 자체가 동성애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서 신뢰를 상실하고 재정적 파워도 축소되면서, 자연스럽게 교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있다. 갈등을 겪고 있는 교회들은 이제 다른 교회와 연합이나 합병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추세다.

교회들의 이런 트렌드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올 한 해동안 가장 두드러진 특성으로 부각된 것은 틀림없다. 저변이 확대되면서 일반화되고 특별한 비책이 아니라 당연한 방향으로 여겨지고 있는것이다.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우선 목회자 한 사람이 영향력을 지나치게 발휘하게 되면 부작용이 파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제로 담임목사 한 명이 실족해 여러 교회가 탸격을 받은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록새로 세운 교회에 가는 교인일지라도 이미 지원하는 교회의 담임목사를 인식하고 출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목사 개인의 인간적 능력이나 매력을 앞세우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를 지표로 삼는 영성이야말로 다교회 전략의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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