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강한 셀러’가 집도 제값 받고 판다

2014-09-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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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매 협상에 끌려다니지 않으려면

▶ 바이어 최초 오퍼 가격이 낮다고 생각되면 시세 반영한 ‘카운터 오퍼’ 통해 주도권 확보, 거절 후 재오퍼 제출 요구는 좀더 강한 전략

집을 사고 파는 일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을 때가많다. 집을 내놓기 전 적절히 가격을 정해야 하는 것부터 집을 사고 싶어 하는 바이어들과의 치열한 협상에 이르기까지 한시라도 고삐를 늦출 수 없다. 특히 집을 높은 가격에 팔고자 하면 바이어와의 협상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이어가 많은 상황에서는 셀러에게 협상 주도권이 넘어가지만 바이어보다 매물이 많은 경우에는 셀러가 바이어 측 요구에 쉽게 끌려간다. 그러나 최근처럼 바이어스 마켓도, 셀러스 마켓도 아닌 경우에는 셀러의 주택 매매 전략도 애매해지기 쉽다. 이럴 때 강한 셀러가 되어 보는것은 어떨까? 실제로 바이어 측의 낮은 오퍼에 강한반응을 보이면 오히려 집도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리스팅 가격대로 카운터 오퍼

셀러가 바이어의 최초 오퍼를 그대로 수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몇 차례 ‘흥정’이 오갈 것으로 예측하고 최초에는 낮은 가격의 오퍼를 제출하는 바이어가 대부분이다. 반면 바이어의 오퍼 가격이 낮다고 판단되면 셀러는 ‘카운터오퍼’를 통해 반응을 나타내는 것도 일반적이다. 카운터 오퍼를 통해 리스팅 가격보다 조금 낮은 가격을 바이어 측에 제시하는 과정이다.


바이어 측의 낮은 가격 오퍼에 가격을 조금 낮춰 카운터 오퍼를 보내게 되는 셀러의 심리에는 바이어를 붙잡고 싶은 심정이 다분하다.

실제로 가격을 낮춰 카운터 오퍼를 보내면 집을 파는데 성공할지 몰라도 기대했던 높은 가격을 받기는 힘들어진다. 대신 최초 집을 내놓은 가격은 리스팅 가격대로 카운터 오퍼를 전달하는 전략을 써본다.

강한 반응을 보였을 때 ‘갈 사람은 가겠지만 올 사람은 온다’라는 전략이다. 실제로 그냥 낮은 가격에 오퍼를 던져 본 바이어는 셀러의 강한 카운터 오퍼에 놀라 더 이상 진행을 이어가지 않는다. 반면 집을 진짜 마음에 들어 한 바이어는 강한 카운터 오퍼라도 가격을 조금 높여 오퍼를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게 마련이다. 일종의 ‘바이어 옥석을 가르는 과정’으로 불필요한 시간낭비도 방지된다. 다만 리스팅가격이 시세를 반영해 적절히 산정됐을 경우에만 셀러 측의 강한 반응전략이 먹혀 들어간다.


◇오퍼 거절 후 재 제출 요구

조금 더 강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팔려고 내놓은 가격이 적정하고 주택 조건에자신이 있다고 판단될 때 사용해 볼만한 전략이다. 바이어의 오퍼 가격이 기대보다 낮을 때카운터 오퍼를 하는 대신 아예 수락을 거절한다. 대신 바이어 측에게 만약 관심이 있다면 높은 가격으로 다시 오퍼를 제출하라고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이다.

셀러 측이 바이어의 오퍼를 거절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회를 한 번 더 준 것이기 때문에 거절권은 바이어 측에게 넘어간 셈이다.

‘낮은 오퍼 거절’ 전략은 셀러가 매물에 대한 자신감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그래도 구입에 관심이 있어서 오퍼를 다시 제출하는바이어는 리스팅 가격에 근접한 가격으로 오퍼를 제출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카운터 오퍼 대신 오퍼를 거절하는 전략은한 바이어에게 묶이지 않고 다른 바이어들과도 협상할 수 있는 길을 터준다. 이같은 상황을 이해하는 바이어는 오퍼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데 대한 압박을 느껴 서두르게 된다.


◇오퍼 제출기간 설정

집을 일단 내놓고 원하는 바이어들에게 보여주지만 오퍼는 일정기간에만 제출하도록 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집을 월요일쯤 내놓은 다음 그 주 주말에 오픈하우스 행사를 개최한 뒤그 다음 주 월요일부터 오퍼를 제출받겠다는일정을 잡고 바이어 측에 통보한다. 만약 집에 관심이 있는 바이어들은 오퍼 제출기간이 별도로 설정된 매물을 접하면 일단 다른 바이어들과의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게 된다.

집을 서둘러 보는 대신 오퍼 제출기간 전까지 예상되는 경쟁에 대비해 오퍼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여러 건의 오퍼를 동시에 제출받는 셀러가 많고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바이어와 향후 가격협상도 유리하게 진행된다.


◇카운터 오퍼 기한 단축

바이어 측의 최초 오퍼에 셀러 측이 카운터 오퍼를 통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일반적인 주택 매매 협상과정이다. 그러나 셀러 측이 카운터 오퍼를 전달하게 되면 해당 바이어와의 법적인 주택 매매 협상이 시작된다. 카운터 오퍼를 주고받는 기간에는 다른 바이어가 제출하는 오퍼는 ‘대기 오퍼’ (back up offer)가 되는것이다. 최초 바이와의 협상이 종료된 뒤에야다른 바이어와의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이같은 불리한 점을 없애기 위해 바이어 측에 카운터 오퍼를 전달하는 대신 바이어 측이카운터 오퍼를 제출할 수 있는 기한을 단축시키는 전략이 있다.

가주에서는 카운터 오퍼를 수락하거나 다시카운터 오퍼를 제출할 수 있는 기한을 약 3일로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3일 대신 1일이나 2일로 단축해 바이어 측의 반응을 빨리 이끌어내도록 한다. 바이어 측이 현실적으로 카운터 오퍼를 제출한 수 있는 기간을 반영해 기한을 너무 짧게 단축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대납 클로정 비용만큼 매매가 인상

바이어스 마켓에서는 바이어가 셀러에게 클로징 비용을 대신 부담해 달라는 오퍼가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주택 구입 자금이 충분치 못한 바이어들이 셀러들에게 클로징 비용의 일부를 납부할 것으로 요청하는 오퍼가 많다. 클로징 비용 납부 오퍼를 받게 되면 결과적으로 리스팅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파는 셈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바이어 측의 클로징비용 납부 오퍼를 수락하는 대신 주택 매매가격을 높이도록 한다.

적어도 클로징 비용만큼은 더 올려야 당초기대했던 가격에 집을 팔 수 있다. 이때 주의할점은 클로징 비용만큼 매매 가격으로 인상했을때 주택 감정가가 적절히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감정가가 낮게 나올 경우 거래가 무산되거나 가격을 낮춰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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