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깡통주택 ‘터널’ 벗어났지만…

2014-08-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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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전과 비교한 주택시장 현주소

▶ 작년 구입 열풍 타고 회복세 불구 2006년 정점 대비 가격 7.5% 하락, 신규주택 판매는 72% 줄어 불안

주택시장이 2006년 여름 이후부터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면침체 후 정확히 8년의 시간이 흘렀다. 대공황에 버금갈 정도로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었고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큰 상처를 남기고사라졌다. 갑작스런 주택 가격 붕괴로 수많은 주택이 차압되고 아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택 소유주도 상당수다. 여전히 많은 주택이 모기지 원리금보다 시세가 회복되지 못해 ‘깡통주택’으로남아 있고 최근 차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주택 시장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주택 가격이반등하면서 침체에서 본격적으로 벗어나기 시작했다. 8년간의 긴 휴식기를 거친 주택시장이 지난해 단번에 에너지를 토해내며 주택 가격을 크게 올려놓았다. 간만에 불어 닥친 열풍에 주택시장 안팎은들뜬 분위기지만 2006년 정점 대비 현재 주택시장은 아직 갈 길이멀기만 하다. 8년간의 어두운 터널을 막 빠져 나온 주택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주택 가격 - 7.5%

지난 한해 주택 가격이 정신없이올랐다. 2009년쯤 바닥을 찍은 주택가격이 ‘복지부동’의 모습을 수년간보이더니 불과 1년 만에 바로 일어섰다. 2013년 초부터 갑자기 주택 구입열풍이 불면서 한해만 전국적으로약 10% 이상이나 주택 가격이 치솟았다.


가주 등 주택 구입 수요가 몰린 지역은 주택 가격이 연간 약 30% 이상폭등하며 2006년 활황을 재현하는듯했다. 올해도 주택 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오름세를 유지중이지만 상승폭은 무척 더디다.

이처럼 주택 가격이 2년간 쉼 없이올랐지만 2006년 정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최근 실망스럽게도 여름철 주택 매매가 많지 않았던것으로 나타나 주택 가격이 더 이상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도 많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검색엔진업체 ‘파인더베스트’ (FindTheBest)와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주택가격은 2006년 정점 대비 약 7.5% 낮은 수준이다.

고지에 거의 다 왔지만 마지막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파인더베스트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가장 높았던2006년 6월 전국적으로 주택 중간가격은 약 20만달러까지 기록했다. 이후 침체를 거듭하며 주택 가격이 폭락, 2010년 중 정점 대비 약 29% 하락한 14만달러까지 떨어졌던 주택 가격은 최근에서야 약 18만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주택 가격은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직2006~2007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지역이 대부분이다.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은 2012년 바닥 대비 약 25% 회복됐지만 2006~2007년과 비교할 때는 여전히 약 18% 낮은 수준이다. 덴버(약 7.3% 상승)와 달라스(약 8.1%상승)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아직도 최고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LA의 경우 약 2006년 대비20% 낮은 수준이며 라스베가스는 절반 정도 회복하는데 그쳤다.


■신규 주택 판매 -72%

신규 주택 판매가 올해 들어 호전됐지만 달을 거듭하는 동안 큰 폭의등락을 보여 매우 불안한 수준이다.


신규 주택시장은 불과 2년 전에 비해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증가를 보이지 못해회복됐다고 보기에도 힘든 상황이다.

다만 주택시장이 최악의 상태를벗어난 것은 확실하게 여겨져 한동안중단됐던 주택 신축은 활발히 재개되고 있지만 판매량이 뒤받쳐주지 못하면 공사음이 끊기는 것도 시간문제다.

파인더베스트에 따르면 신규 주택판매량은 현재 2006년 6월 최고 수준 대비 무려 약 72%나 낮은 상태다.

2012년 바닥 수준과 비교할 때 신규주택 판매량이 약 29% 늘었지만 정점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아직갈 길이 먼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신규 주택 판매량은 매달 큰 폭의 등락을 보여 시장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신규 주택 판매 역시 큰폭으로 증가했다. 매물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주택 구입에 나서는 바이어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결과로 기존 예상치보다 넘어섰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5월 판매된 신규 주택은 약 50만4,000채(연율 환산)로 전달 보다 무려 약 18.6%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5월중 신규 주택 판매가 약 44만채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했었다. 4월까지만 해도 신규 주택 판매실적은 전년도 대비 약 0.8% 높은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6월 신규 주택 판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달 증가량을 크게 깎아 먹었다. 6월 신규 주택 판매는 연율 환산 약 40만6,000채로 전달보다 약 10만채나 급감했다. 여름을 앞두고 더 많이 팔려야 할 신규 주택이 오히려 덜 팔린 것으로 집계되자 주택건설 업체들도 향후 흐름을 예의 주시중이다.


■차압 주택 +186%

2011년 차압 대란 이후 차압률이 지속적인 감소 추세지만 2006년과 비교할 때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11년 2월 약 160만채(연율 환산)까지 치솟은 차압 주택 숫자는 올해 5월 약 67만채로 약 57% 감소한 수준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2006년 6월과 비교할 때 최근 차압 주택 숫자는 여전히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최근까지도 큰 변동 없이 조금씩 감소하던 차압 주택이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섰다. 차압 매물 전문 웹사이트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 7월 중 차압 절차를 진행 중인 주택은 약 10만9,000채로 6월보다 약 2% 증가했고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약 5만1,600채는 이미 경매 일정이 잡혀있는 주택이고 나머지 약 5만채는 은행이 압류 절차를 시작한 주택으로 각각 전달 대비 약 3%와 5%씩 수치가 올라갔다. 전문가들은 차압 증가가 몇 달간 이어질 경우 주택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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