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격 급등세 ‘끝’ 관망 늘며 진정국면

2014-08-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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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 상승률 더 꺾여 올해 5%선 그칠듯, 매물 증가로 수급 불균형 완화, 금리 상승 등 불안요소 주시해야

주택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너무 잠잠하다. 지난해 뜨거웠던 주택시장의 열기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뜨거워야 할 여름철 동안에도 열기를 찾기 힘들다. 매물난으로 촉발된 주택 구입 과열경쟁 현상을 올해는 찾기 힘들고 오히려 관망하는 분위기가 많아 한산한 편이다. 지난해 쉼 없이 오르던 주택 가격도 올해 잠시 쉬어가는 분위기다. 주택시장이 정상화 수순을 밟아가는 과정으로 회복세를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택 가격은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적어도 2~3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진단한다.


■관망보다 구입 나설 때

주택 가격이 두 자릿수 비율로 오르던 시대는 당분간 보기 힘들겠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던 주택 가격 상승률이 불과 1년 만에 한 자릿수 비율로 떨어졌다. 매물이 급증한 반면 주택 가격이 너무 올라 수요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현상은 지난해 주택시장이 가장 뜨거웠던 가주 등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주택시장이 한산해지는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주택 가격 상승세는 한풀 더 꺾일 전망이다. 반면 주택시장 회복 시기가 다소 늦었던 중서부와 남부 지역의 주택 가격은 현재 빠르게 오르며 전국 주택 가격을 지지중이다.

S&P 케이스 실러 지수 20대 도시 주택 가격 지수는 지난 4월 연간 약 10.8%의 상승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전달 지수가 약 13%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봄까지 이어진 이상 한파로 인해 주택 수요가 전국적으로 급감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이후에도 주택 가격 상승이 점차 둔화되며 진정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주택 가격 상승률은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주택시장 조사기관 알토스 리서치는 지난 6월말 주택 가격 상승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져 전년 대비 약 9% 상승한 것으로 집계했다. 대부분의 기관은 올해 주택 가격 상승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 약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중이다.


■매물 부족 당분간 없다

지난해 주택 가격 급등을 촉발한 매물 부족 사태가 상당히 해결됐다. 앞으로도 매물 공급 요인이 많아 상당기간 매물 부족현상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약 4.9개월에 머물렀던 매물 대기기간이 6월로 접어들면서 약 5.5개월로 연장됐다. 매물 공급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는데 매물 대기기간이 약 6개월이면 주택 수요와 공급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수준이다.

따라서 매물 수급이 균형점에 가까워질 시기도 머지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매물 공급이 증가하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이 주택 가격 상승이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집을 다시 내놓기 시작한 셀러가 크게 늘어 매물량을 큰 폭으로 늘렸다. 주택 가격 상승이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오름세는 이어질 전망이어서 집을 내놓고 시장을 시험해 보려는 셀러가 더 많아 지겠다.

주택 가격 상승 덕분에 모기지 원리금이 시세보다 높은 이른바 ‘깡통주택’ 신세를 모면한 주택 소유주가 많다. 그러나 깡통주택 비율은 전체 모기지 대출 주택 소유주 중 약 18.8%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깡통주택 비율은 주택 시세가 낮을수록 더욱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주택 가격대를 3등분했을 때 가장 낮은 가격대의 주택 중 약 30%가 여전히 깡통주택으로 주택 가격이 더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주택 가격이 향후 2~3년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깡통주택 비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깡통주택이 감소하면 매물 공급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 당분간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은 없을 전망이다.


■장기적 불안 요소 많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택시장 회복에 주택시장 안팎이 들뜬 분위기다. 2000년대 중반과 같은 호황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투자자, 바이어, 셀러, 융자업계 등 나름대로의 호황을 맞을 전략을 구상중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는 불안 요소도 여전히 많아 주택시장 안팎의 흐름을 잘 읽어 내는 분석력이 절실한 시기이기도 하다.

우선 기정사실화 된 금리 상승 소식부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양적완화 종료 결정으로 올 연말부터 모기지 금리도 상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모기지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단기적으로 주택시장 수요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지만 상승이 지속되면 결국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기 시작한다.

확실한 것은 지난해와 같은 초저금리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것.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더, 빠르게 오르느냐가 관건으로 주택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주요 관심사다.

주택 구입 수요의 대부분은 자녀를 둔 가구다. 자녀가 없어도 남편과 부인으로 구성된 가구가 형성되어야 주택 구입 수요가 증가한다. 최근까지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가구 수 증가가 기록적으로 낮아 주택시장 장기회복에는 치명적이다.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직업을 찾기 힘들어 부모 집에 얹혀사는 인구가 늘고 있고 직업을 찾아도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 주택시장 수요가 늘지 않고 있다.

학자금 대출 빚에 허덕이는 대학 졸업자들 역시 주택 구입의 꿈도 꾸지 못하고 있고 가계 소득 증가가 미미한 수준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를 따라 잡지 못하는 점도 주택 구입을 계속 어렵게 하고 있다. 이제 막 가구를 형성한 젊은 층의 첫 주택 구입 비율이 현저히 떨어져 주택시장이 회복 되더라도 건전한 회복이 힘들다는 우려다. 최근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약 28%로 과거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을 더욱 원활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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