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자훈련이 부흥의 밑거름 됐죠”

2012-01-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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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 5년만에 중형 성장 LA사랑의교회 김기섭 목사 인터뷰

“제자훈련이 부흥의 밑거름 됐죠”

LA사랑의교회 김기섭 담임목사는“자녀들에게 성경적인 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는 기숙사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훈련과정 매년 100~150명 참여
올바른 믿음·사명의식 일깨워
차세대 교육위해 대안학교 심혈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하나님의 큰 은혜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교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앞섭니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 진심입니다. 겉만 보면 고속성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성장통을 겪으며 왔고, 그 밑바탕에는 저의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평신도 리더들이 참 훌륭합니다. 목사의 부족함을 평신도들과 동역자들이 잘 메워주었기 때문에 그것이 교회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약점이 드러날 때마다 지적하기보다는 몸을 던져 막아 주셨기에 제가 다시 일어날 힘을 얻었습니다.”

창립 5주년만에 교인 1,200명 규모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이룬 LA사랑의교회(1111 W. Sunset Bl., LA) 김기섭 담임목사는 3일 인터뷰에서 낮은 포복자세로 자신을 바짝 낮췄다.


사람들이 쉽게 부흥이라고 부르는 교회의 양적 성장에 대해 우쭐하고 초심을 잃는 것은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아는 까닭이다.

김 목사는 “주어진 사명을 이루는 과정이 아니라면 교회의 부흥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면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가지고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가주사랑의교회의 분립개척 교회로 파송을 받아 제자훈련 목회에 집중해 온 그는 “LA에서는 성도들의 삶의 환경이 너무 척박해 쉽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정신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이 거의 전무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렵다고 교회의 사명인 제자훈련을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그것을 정착시키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지만 이제는 매년 100~150명이 참여할 정도로 제자훈련이 교회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마음은 제자훈련과 더불어 차세대 양성에 가 있다. “자녀 신앙교육에 실패한다면 교회의 존재 의미가 없다”고 말할 정도다.

“저는 보딩스쿨(기숙사학교)을 하기 위해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세상의 공립학교에 맡겨두어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성경적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역사의식이 있어야 그들이 삶의 목표와 사명을 발견하게 된다”면서 “하지만 생존에 급급한 이민 1세 부모들은 편한 환경에서 고난을 이겨낼 ‘몸의 습관’을 기르지 못하고 자라나는 자녀들을 제대로 가르칠 여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가 학교를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1988년 호주로 유학 가 7년 동안 1.5세, 2세 대학생들을 상대로 사역하면서 이민교회가 방치해 두면 아이들을 세상에 다 빼앗긴다는 점을 뼈져리게 느꼈다고 한다.

보딩스쿨의 기초를 놓기 위해 이 교회는 개척 2년차에 ‘LASR 공립 대안학교’(교장 이재영)를 설립했다. 그 길이 아니었더라면 인생이 꺾였을 수도 있는 청소년들(한인, 라티노, 기타가 각 3분의 1)의 손에 고교 졸업장을 쥐어 주고 대부분을 대학에 진학시켰다. 숱한 눈물 겨운 간증 속에 배출한 졸업생이 재작년 30명, 작년 40명에 달한다.

사역의 우선순위를 차세대에 두기에 신학생들을 위한 ‘미니스트리 트레이닝 스쿨’도 운영하고 있다. 신학공부만 해서는 소망이 없기에 목회 현장을 밑바닥부터 배우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김 목사는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 기도, 학문, 인격 등 개인적 영성만을 준비하고 ‘사역적 영성’으로 무장하지 못해 막상 교회를 시작하면 실패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 목회자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고 교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한편 성도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사랑의교회는 이밖에 이슬람권 선교사 자녀들이 코란을 배우지 않아도 되는 국제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역과 한국 홀사모 가정의 자녀들에게 미국 비전트립의 기회를 주는 사역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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