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의 동생이 된다는 것

2011-07-27 (수)
크게 작게

▶ ■ 복음 이야기

“자연, 즉 공간과 시간과 물질은 ‘여럿’을 만들기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닐까? 먼저 우주 안에 여러 피조물을 만든 다음 영을 불어넣는 방법이 아니고서는 영원한 영을 여럿 만들 길은 없는 것이 아닐까?”

C.S. 루이스의 상상이다. 생명이 수정란에서 시작된다면, 모든 사람은 그때 하나님이 주신 ‘한 숨’으로 살다 죽는다. 그러나 이 땅에서 새 숨을 받고 다시 태어난 하나님의 자녀는 영원히 산다.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요 3:3).

성령으로 거듭난 자녀는 죄 사함의 확신에만 머물지 않는다(요일 2:18). 기도와 말씀으로 예수님의 생명을 더 풍성하게 누리며 드러내는 삶으로 자라간다. 아이는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기도를 통해 그분을 아버지로 알아간다(요일 2:14). 청년은 말씀으로 ‘악한 자 사탄을 이겨나가는’(요일 2:13-14) 단계다. 아비는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아는’(요일 2:13) 단계, 곧 역사 속에서 일해 오신 하나님을 좀 더 깊이 체험적으로 아는 단계다. 아비에게는 자녀가 있다. 전도와 선교로 영적 자녀들을 재생산한다.


기도와 말씀 묵상은 신앙생활의 양대 바퀴다. 기도는 보통 찬양과 감사, 회개, 중보, 간구의 순서로 드린다. 찬양으로 조급함이나 염려를 내려놓고 마음이 흥건해지면 기도의 문이 열린다. 그때 이미 주신 삶의 여러 선물들에 대해 소박하게 감사드린다.

이어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깨뜨리는 일상의 죄들을 고백하며 회개하고, 이웃을 위한 중보기도를 드린다. 맨 마지막에 그 날 하루 일들을 아뢰며 일일이 도움을 구한다.

기도는 단순하게 보면 요구하는 것이다. 구한 대로 응답받는 경험이 쌓일 때 믿음 또한 커진다. 기도는 기도함으로써 배운다. 기도가 자라면 다양한 환경 가운데서 이기적인 자아를 깨뜨리시는 성령님께 훈련 받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탁하며 사는 제자로 빚어져간다.

‘백성들아, 시시로 그를 의지하고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시 62:8).
사탄은 하나님 말씀을 왜곡시켜 인류의 첫 조상이 하나님께 불순종하도록 유혹했다(창 3:1-5). 말씀 묵상은 그때 잃었던 관계를 하나님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는 거룩한 삶을 통해 회복해 나가는 통로다.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을 때 그 실과는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했다(창 3:6). 이 세 가지 유혹이 모든 죄악의 3대 뿌리, 곧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요일 2:16)이 되었다.

예수님은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광야에서 사탄에게 똑같이 이 세 가지 시험을 받고, 각각 “기록되었으되”라고 응대하시며 하나님 말씀으로 물리치셨다(마 4:1-11). 설교나 묵상으로 말씀을 듣고 일상에서 작은 것부터 적용하며 순종하는 삶은 그 예수님을 죄의 형벌에서 건져주신 구주로만이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도 믿고 섬기는 삶이다.

종교나 윤리 도덕은 사람이 신을 찾고 나름대로 거룩해지려는 온갖 노력의 산물이다. 그러나 기독교 진리는 하나님께서 친히 사람을 찾아와 자신을 알려주신 계시다. 그 계시에 따라 그분을 알 때 비로소 왜 사는지,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온전히 알게 된다.

하나님은 외아들 예수님을 쏙 빼닮은 거룩한 자녀들을 여럿 두시려고(롬 8:29) 세상을 만드셨다. ‘오직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라’(벧후 3:18).


안 환 균 <사랑의교회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