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침례교회 “개정 NIV 성경 거부”

2011-07-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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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관련 세부사항 제거
번역 부정확… 추천 못해”
결의안 압도적 통과

작년 12월 전자책, 올 3월 종이책으로 출간된 개정 NIV(사진) 성경이 개신교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회(Southern Baptist Convention)에 의해 사용을 거부당했다.

남침례교회는 최근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성경으로 한인들도 많이 사용하는 NIV 성경을 고친 ‘NIV 2011 성경’이 부정확한 번역 때문에 추천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결의안은 “SBC는 성경의 완전한 권위와 영감에 대한 확신을 거듭 확인해 왔다”며 “이번 번역은 오리지널 텍스트에 표현된 성(gender) 관련 세부사항을 제거함으로써 수백개 구절의 의미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또 초판 190만부가 발행된 새 NIV 성경의 저작권자인 비블리카와 출판사인 존더반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교단 서점인 라이프웨이 북스토어는 이 성경을 팔지 말고 목사들도 교인들에게 번역상의 오류에 대해 교인들에게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결의안은 “우리는 이 성경을 남침례교는 물론 전체 크리스천들에게 추천할 수 없다”는 말로 끝맺었다.

NIV 성경의 개정은 준비단계에서부터 비판 의견에 직면했는데 대표적인 반대론자들인 ‘성경적 남성·여성협의회’(CBMW)는 새 성경이 성과 관련된 표현에 있어 3,600개 이상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 단체의 랜디 스틴슨 회장은 “번역자들이 그, 그를, 그의, 아버지, 형제, 아들, 남자 등의 단어를 빼기로 함으로써 성경의 의미가 약화되었음을 크게 우려한다”며 “우리의 궁극적인 우려는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의 산물인 성경의 권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 NIV 성경은 1984년 결정판이 나온 세계적으로 3억부 이상이 많이 팔린 영어성경인 NIV를 영어 변화, 성경연구 결과 등을 반영해 본문의 약 5%를 고친 것으로, 존더반은 2005년 2005년 양성평등적 단어(예를 들어 ‘하나님의 아들들’ 대신 ‘하나님의 자녀들’)를 사용한 NIV의 자매역 TNIV를 냈다가 복음주의 진영의 외면으로 후에 절판한 바 있다. 존더반은 기존 NIV 성경을 더 이상 찍지 않고 새 번역으로 대체한다.

SBC는 결의안에서 “개정 성경이 TNIV에서 발견되는 성과 관련된 부정확한 표현의 75%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번역을 맡았던 성경번역위원회 더글라스 무 위원장은 “우리는 매우 주의 깊고 방대한 리서치를 했다”며 “현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도록 한 것이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을 피하겠다는 동기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약 95%의 언어가 전과 동일하다. 하지만 반영해야 할 영어의 변화가 매우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적인 남침례교회 리더인 페이지 페터슨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총장과 알버트 몰러 주니어 서던뱁티스트신학대학원 총장도 결의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시하고 나섰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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