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김(C2에듀케이션 원장)
주요 명문 대학의 AP 관련 규정
하버드대학 AP시험 5점 만점일 때만 인정
매사추세츠공대 화학과 생물 AP시험은 인정하지 않음
MIT 자체 시험 통과해야 학점 취득 가능
텍사스대학 AP 생물시험은 5점 만점일 때만 인정
캘리포니아공대 AP시험성적은 인정하지 않음
2012년부터 AP프로그램이 달라진다. 단순히 AP시험의 형식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AP과목 전체에 대한 접근이 달라진다. AP프로그램 개정의 배경은 무엇이며, 새로 바뀌는 AP 프로그램을 위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2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AP시험의 기원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AP시험은 1950년대에 앤도버, 엑스터, 쵸트 등 전국 최고의 명문 사립고교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 원래 명칭은 칼리지 보드 테스트(여기에서 현재의 ‘칼리지 보드’가 그 이름을 만들었다)였고, 이 시험이 후에 AP(Advanced
Placement) 프로그램으로 바뀌며 계속해서 성장하게 됐다.
현재 AP프로그램은 매년 180만 명 이상의 학생이 320만 번 이상의 AP시험을 치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당분간 이 성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명문대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여러 개의 AP과목을 이수하고, 또 AP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 되어 버렸다. 아이비리그 대학의 입학 담당자들은 AP과목을 많이 수강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일수록 입학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을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들기 위해 시작된 AP프로그램 이수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의 학업 경쟁력은 중국, 싱가포르, 한국과 같은 학업 강국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원인으로 미국의 상위권 학생들이 학업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시험의 답을 암기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러한 암기 현상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 능력을 뒤떨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와 맞물려 AP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 각급 학교와 연구기관들을 통해 제기돼 왔다. 하버드대학 수학과 대니얼 고로프 교수는 "AP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들의 상당수가 단순히 AP시험 스타일을 준비해서 점수만을 만들어 온 학생들이다. 이들은 비슷한 유형의 시험문제를 많이 연습해서 어쨌거나 시험성적은 높게 받았지만 실제로는 대학 수준의 개념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AP는 성격상 학생들로 하여금 엄청나게 방대한 양의 정보를 무조건 머리에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는 학년말에 있는 AP시험을 통과하면 이를 통해 대학 학점을 취득하게 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교육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러한 관행은 학생들로 하여금 교육이란 정답을 암기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암기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인식만을 심어 줄 뿐이다. AP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불신은 지난 십년 동안 최고조에 이르렀다. 명문 대학들은 AP점수를 학점으로 인정하기 위한 요구 조건을 높이고 있는데 이는 AP시험에서 ‘통과’ 점수를 받
고 들어 온 학생들이 대학에서 다음 과정의 수업을 들을 때에 심각한 어려움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칼리지보드는 AP프로그램이 어느 곳에서나 받아들여지는 보편성을 갖게 하는데 매우 많은 신경쓰고 있다. 따라서 각 명문 대학에서 AP시험의 효용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마침내 AP시험 개정이란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럼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P시험은 어떤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는지 다음번 칼럼에서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