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합참의장 “북중, 전례 없는 군비 증강”

2025-07-12 (토) 12:00:00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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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일 합참의장 대면 회의
▶ 미군 서열 1위, 중 대응 확장 강조
▶ 한일에 역내 안보 책임 분담 요구

▶ 김명수 의장, 중 언급 안해 ‘온도차’
▶ 일은 미 제안에 일부 호응하기도
▶ ‘프리덤 에지’ 훈련 9월 실시 합의

미국 합참의장 “북중, 전례 없는 군비 증강”

제22차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 종료 후 김명수 합참의장과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이 11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천안함 선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미군 서열 1위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의장이 한국과 일본의 합참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북한과 중국은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뿐 아니라 중국 위협에 대해서도 한국과 일본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췄던 한미일 안보협력이 대(對)중국 대응으로 확장할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

케인 의장은 11일 서울에서 열린 제22차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Tri-CHOD)에서 김명수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합참의장 격)을 만나 “미국의 초점은 억지력을 재정립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3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국방전략을 중국 위협 대비 중심으로 전환하고, 동맹국에 역내 안보 책임 확대를 요구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과거엔 한미일 안보협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도 대응하는 방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 견제로 향하는 미국 국방 전략 변환을 동맹국에 확실하게 보여준 발언”이라며 “한국에 상당히 큰 변화를 요구하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케인 의장은 이날 2014년 7월 1일 첫 한미일 합참의장 회의가 하와이에서 열린 사실을 언급하면서 “당시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라는 역내 새롭게 부상하는 안보 도전 과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매우 섬세한 역사의 장으로 나아가야 하는 책임을 (한미일)3국이 짊어지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위협에 초점을 맞췄던 11년 전과 달리, 이제는 중국 등 다른 역내 위협에 대해서도 3국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김 의장은 케인 의장에 앞서 한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역내 안보 도전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추종력을 유지하고 지속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 위협은 강조했지만 중국을 언급하진 않았다. 요시다 막료장은 ‘인태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일 협력’을 언급하며 케인 의장의 제안에 일부 호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 압박이 표면화한 상황에서 우리에겐 중국과의 관계도 중요하다는 점을 수시로 언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 입장에서도 (자신들에게) 힘을 얹어줄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달라는 메시지”라며 “우리 입장에선 군사적 동맹을 우선시하되, 중국과의 소통 및 메시지 관리를 긴밀히 해서 과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때처럼 배신감이 들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일 합참의장은 이날 오후 평택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천안함 앞에서 참배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공격적인 도발 실체를 미일 군 수뇌부가 직접 확인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이날 3국은 북한 핵·미사일 대비 다영역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를 오는 9월 실시하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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