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모두에게 열린 사찰 만들 것”

2011-03-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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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선원’ 주지 맡은 경진 스님

“신자들 하안거 동참 유도… 대웅전 새로 짓고 싶어”

“바랑을 메고 한국의 이산 저산을 다니며 선원에서 공부만 했습니다. 능력도 없고 부족한 제가 무엇을 알겠습니까. 주지 소임을 맡은 것도 처음이어서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미국에서 절에 다니는 일이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 배운 불법을 열심히 펼쳐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따르도록 열심히 돕고 싶습니다.”

배닝시 샌하신토 산중 해발 4,500피트 지점에 자리잡은 대한불교조계종 금강선원(Diamond Zen Center·18500 Diamond Zen Rd.)의 주지로 경진 스님(49·사진)이 최근 부임했다.


약수 좋은 유명 드라이브 코스 자락에 있는, 자신의 스승인 청화 큰스님이 창건한 이 절을 책임지게 된 그는 22일 타운 내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에 많은 절이 있지만 금강선원만큼 위치가 좋은 데가 드물다. 미국인들은 물론 불자가 아닌 사람들도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 여름에는 2~3명의 도반 스님들을 초청해 하안거를 함께 하면서 신도들도 편한 시간에 언제라도 들러 동참하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큰스님이 창건한 절이라,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LA,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등에서 많은 불자들이 찾아온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장기적으로 미국인 전 주인이 말을 기르던 장소를 개조한 대웅전을 새로 짓고 싶다는 뜻을 품고 있다. 동선이 좋지 않은 데다 600에이커 사찰 부지에 큰스님이 잡아 놓은 터도 있기 때문이다. 금강선원에는 대웅전, 선원, 스님들을 위한 요사채, 신자들을 위한 요사채, 일주문, 종각, 탑 등이 세워져 있다.

군 복무 중 부친을 여의고 인생무상을 실감하다 불교에 귀의한 경진 스님은
‘산에 가서 사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 24세 때 청화 큰스님이 세운 전남 곡성 태안사로 출가했다. 입산 후 은사의 지도로 전국의 선원을 다니며 배웠으며, 동국대학교 선학과에 편입해 2년간 공부했다. 지난 1994년에는 북가주의 카멜 삼보사에서 약 6개월간 큰스님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금강선원은 40년 장좌불와, 일일일식 등으로 유명한 청화 큰스님이 팜스프링스에서 3년간 묵언정진한 뒤 지난 1995년 창건했다. 일요 정기법회는 약 70명이 참석한 가운데 매달 첫째, 셋째 일요일 오전 10시30분에 갖고 있다. 하지만 5월에 한해 초파일 행사 관계로 둘째, 넷째 일요일에 정기법회를 연다.

문의 (951)922-9184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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