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말 신약성경 연내 번역

2011-02-22 (화)
크게 작게

▶ PBI, 출판사 NET와 계약… 작업 박차

북한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북한말 성경 제작에 온힘을 쏟고 있는 PBI(Pyongyang Bible Institute·회장 이정환)가 올해 안에 신약 성경 번역을 완전히 끝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수년간 NIV, Message 등의 유명 성경을 낸 출판사들과 접촉해 왔으나 한국 내 성경 출판사들과의 저작권 문제로 진전을 보지 못했던 PBI는 지난해 NET(New English Translation)와 극적으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북한말 성경 번역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 PBI는 일차적으로 영어교육 전문기관을 고용, 북한 실정에 최대한 접근한 번역을 한 뒤 미국과 한국의 봉사자들을 풀가동, 검토 및 교열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버지니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PBI는 석·박사 과정의 한인 유학생들의 도움으로 번역작업을 해왔다. 몇 년 전 북한말로 요한복음과 누가복음 성경을 완성했으나 정식 출판을 하지는 못했다.


탈북학자인 김현식 조지메이슨대 연구교수는 “민수기라고 하면 북한 사람들은 민씨 성을 가진 사람이 수기를 썼나 생각할 정도로 남북간 언어 갭이 크다”며
“이들이 성경에 거부감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북한말 성경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어를 북한말로 직접 번역한 성경은 북한 주민들의 영어 교육에 사용하자는 목적도 띠고 있어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런 이유로 PBI는 번역 때 의역을 하기보다는 전치사, 부사 등 각 영어단어의 활용의도가 그대로 나타나는 ‘문자적’인 번역을 해 북한 사람들이 쉽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 교수는 “북한 주민들은 외국어를 러시아 문법 스타일에 준해 배우는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영어학습 체계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영어에 매우 가까운 형식으로 번역된 성경은 다시 김 교수가 완전한 북한말로 바꾸는 작업을 한 후 최종 감수를 거쳐 출판될 예정이다.

한편 PBI 관계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사업 및 연구 경과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발표자들은 NET와의 계약 절차 및 커미션, 번역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 자원 봉사자들의 네트워킹 등을 중심으로 대화했다. 이 모임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에서 봉사자들이 참석했다.


<김장섭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