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의 아름다움을 회복하려면

2011-01-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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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는 차세대 한국 교회 리더로 널리 알려진 한 목회자의 성추행 문제로 시끄럽더니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한 대형교회 담임목사와 부교역자 사이에 발생한 폭행사건으로 신문지상이 뜨겁게 달구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까운 남가주 한인교회들에서도 교회 내 갈등과 분쟁의 아픈 이야기들이 계속 들려옵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수치심과 당혹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정말 이 시대의 교회는 이렇게 추한 모습으로 주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과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교회의 아름다움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은 없을까요?

오늘날 기독교의 많은 문제들은 목회자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교회 문제의 뿌리를 신학교육과 신학생 자질에서 찾습니다. 그러나 그렇게만 볼 수도 없는 것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큰 교회 문제의 장본인들은 모두 정상적인 신학교육을 받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입니다. 이것은 영적 전쟁의 한 결과이며 동시에 목회자 영성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 목회자들의 자기 성찰과 교인들의 영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 그래서 저를 포함한 목회자와 교회에 다음 네 가지 제안을 감히 드려봅니다.

첫째, 목회자들은 영적 권위를 자기 마음대로 세우고 싶은 유혹을 극복해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영향을 받은 이민 목회자들은 유교적이며 전통적인 권위주의를 하나님이 주신 영적 권위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를 잘 지도할 수 있는 리더십의 원천인 영적 권위는 기도와 말씀 가운데 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둘째, 목회자들은 나에게 잘못된 유아독존적인 독선이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한국교회에는 목회는 목회자만이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어 왜 평신도가 사역에 간섭하느냐며 독주하기 쉽습니다. 목회의 중요한 비전이나 방향을 목회자가 기도와 말씀 가운데 발견하고 그것을 교인들과 원활한 소통 속에 나누면서 함께 나아가는 목회 사역이 필요합니다.

셋째, 목회자들은 서로를 격려하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영적 멘토링 네트웍을 만들어야 합니다. 자신을 잘 볼 수 없을 때 옆에서 관찰하고 경고와 격려해 줄 수 있는 영적 조언자들을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 나라와 교회를 공격하는 마귀의 공격대상 1호가 교회의 목회자입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를 위한 성도들의 중보기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기독교의 참 모습이 왜곡되고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는 시대에 목사들도 죄와 악에 빠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임을 기억하면서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 목회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교인들이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루 빨리 교회의 아름다움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름다움은 ‘앎다움’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만큼 실천하고 사는 것을 말합니다. 교회 아름다움의 회복은 우리 목회자와 교우들이 하나님을 아는 것만큼 살고 생활에 실천하게 될 때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와 이민 목회자 그리고 모든 기독교인들이 주님의 말씀과 진리에 대한 지식을 우리의 삶에서 실천하므로 교회의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2011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박혜성 목사(남가주휄로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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