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휴전이 주는 평화의 교훈

2010-07-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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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동양선교문화연구원 원장/목사)

강자가 약자를 집어 삼키는 약육강식의 전쟁 논리는 세상의 평화를 한 번도 만들어 내지 못했고 그래서 세상은 언제나 평화가 없는 전쟁으로 얼룩져 왔다.
세상의 평화는 전쟁의 승리로, 전쟁의 결판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쌍방간의 포기와 휴전협정으로 얻어진다는 새로운 사실이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영원한 승자도 또 영원한 패자도 없기 때문이다. 성경은 바로 이 사실을 우리에게 똑바로 깨우쳐 주고 있다.

우리의 6 25가 어떤 전쟁이었나? 전쟁을 직접 체험 해보지 못한 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필자의 나이 지금 70이 넘었는데 그때 필자가 서울 무학 국민학교 6학년 때이니까 아주 철 모를 때였다. 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해서 거리마다 무장한 병사들로 들끓고 있을 때, 그리고 난데없는 총알이 날아와 거리에 사람들이 푹푹 쓰러지고 있던 그 때 우리 반쪽 가족은 어지러운 시가지를 헤치고 나와서 뚝섬 광나루에서 나루 배를 타고 강을 건너 200리가 넘는 길을 어머니 등에는 어린 동생이 업히고 머리에는 또 보따리를 이고 걸어서 또 걸어서 안성 고향 땅으로 피난했던 기억이 지금도 머리에 생생하다.


이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발생한 북조선과 남한 간의 전쟁이었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이 적화통일의 야욕을 가진 북한 공산군의 침략이라 규정하고 있지만 그러나 북한 쪽에서는 그 반대로 남한이 먼저 북한을 침공한 전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6.25전쟁 3년 동안에 입은 피해 상황을 보면 20만 명의 전쟁미망인과 10만 명이 넘는 전쟁 고아와 남한에서 100만 명의 사망자 북한에서 120만 명의 사망자 그리고 5만4천명의 미군 사상자를 내고 80%의 산업시설이 파괴 되었다. 이라크전쟁의 열 배가 넘는 피해 상황이었다. 이런 전쟁이 1년만 더 계속 되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런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 직전까지도 북진 통일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 때 엉뚱하게도 북한이 먼저 소련을 통해서 휴전을 제안했고 그래서 유엔군 측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3년 만에 한반도 땅에 휴전평화가 온 것이다. 북진만을 주장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그 때에도 휴전을 끝까지 반대했지만 그러나 유엔은 그것을 거절하고 1953년 7월 27일 마침내 휴전 협정을 조인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 오늘 날까지 반세기가 훨씬 넘도록 한반도 땅에서 전쟁은 사라지고 더 이상 전투는 재발되지 아니한 채 57년 동안 평화를 유지해 왔다. 역사상 참으로 희귀한 일이었다.

당시 기독교 국가임을 자처한 남한의 우리 정부는 북진 통일만을 주장했지만 이것은 전쟁으로 결판을 내자는 전쟁 논리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 크리스챤의 입장에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쟁이 무엇인가? 또 평화가 무엇인가?
우리가 구약성경을 깊이 들여다보면 부끄럽게도 성서의 백성인 이스라엘 민족이 놀랍게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켰던 백성임을 안다. 얼마나 많은 전쟁을 일으켰던가? 출애굽 여정에서 아말렉과의 전쟁으로부터 가나안 땅에서의 정복전쟁, 여리고성의 함락과 아이성의 그 잔인했던 전투, 가나안 칠족을 씨도 남기지 말고 다 죽여 없애라는 신의 명령을 그대로 남김없이 실행했던 그 무자비한 인종 청소, 성경에 나오는 그 모든 전쟁이 왜 이렇게도 잔인했던지! 저 이슬람의 꾸란보다 도 더 잔인했다.

우리는 이런 모든 전쟁을 보면서 마치 전쟁은 우리에게 있어서 당연한 것인 것처럼 미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이미 전쟁 만성질환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 수많은 전쟁의 역사를 보면 전쟁은 언제나 전쟁의 꼬리를 물고 전쟁만을 반복해 왔다. 그래서 이런 전쟁을 가지고는 한번도 이 땅에서 나라의 평화나 세계의 평화를 이루어 내지 못했다. 전쟁에는 이긴 자에게도 평화가 없고 진 자에게도 평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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