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경각심 일깨우는 한인 불법하숙

2010-07-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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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는다. 뉴저지 저지시티에서 한인이 대규모로 불법하숙업을 하다 적발된 사건은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미국같이 법질서가 철저한 나라에서 무슨 배짱으로 가정집을 마음대로 개조해 49명이나 되는 학생들을 기숙시켰는지 참으로 놀랍다. 주민의 제보로 드러난 이 사건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숙을 치는 일부 한인가정집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 문제의 한인은 자신의 4층집을 기숙사형태로 변조해 1인당 300-750달러씩 받고 학생들을 숙식시켜 오다 지난 9일 시정부 특별 단속반에 의해 체포됐다고 한다.

주택개조 자체도 문제인데 이와같이 많은 수의 학생이 한 집에 숙식했다니 그동안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이번에 적발되지 않았으면 앞으로 이곳에서 무슨 사고가 발생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번 사건은 자신의 31년 재직기간 목격한 사건 중 가장 끔찍한 광경이었다며 불상사가 생기기 전 단속이 이루어져 천만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담당 단속반의 말만 들어도 충분히 짐작할 만 하다. 이 한인은 이미 5년 전에도 불법으로 하숙을 쳐오다 적발돼 1만 4500달러의 벌금을 지불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이런 영업을 했다는 건 무슨 이유인가.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는가. 돈이라면 법이나 규칙 따위도 상관없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잘못
된 사고방식에서 나온 결과이다.

미국까지 와서 한국의 전형적인 황금만능주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미국은 어느 나라보다 법과 질서를 철저히 요구하는 나라다. 주택을 개조한 차체만으로도 법에 저촉되는데 그처럼 많은 학생들을 불법으로 기거시켜 왔다는 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 우리가 대접받고 살려면 이 나라의 법과 질서를 잘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어렵다.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으로 살 때 당당한 미국의 한 시민으로 떳떳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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