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람의 꽃, 참 자유

2010-07-13 (화)
크게 작게
김명순(수필가)

누가 “당신은 자유인인가?”라고 물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그럼 나는 자유인인가. 사람들은 자유를 원하지만 참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는 자신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삶의 희로애락의 무늬들이 참 자유를 가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사람은 자살을 하는가? 전문가들은 정신적인 문제, 우울증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나도 가끔 잠자리에서 들면서 이대로 죽는다면? 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아직 생존의 틈바구니에서 죽음까지도 멀리할 수 있는 참 자유를 내 것으로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자각과 함께 더 살고 싶어져서 어떻게 ‘참 자유’를 내 것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

피타고라스의 말을 빌리면 “자유라는 것은 내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라는 것은 우선 자기 내부를 정리하고, 질서를 세운데서 출발한다. 모든 자유로운 행동의 원칙은 그 내부에 질서가 있고, 목표가 분명한 점에 있다.”라고 했다. 자유는 말의 자유가 아니요, 행동의 자유가 아니다.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참 자유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참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신앙과는 무관하게 몇 가지 방법으로 자신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험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첫째, 숨(호흡)의 자유를 얻는 방법으로 단전호흡과 명상을 한다. 평온한 숨을 쉬도록 하면 마음이 청정해지고, 경거망동하는 일이 적어진다. 고요한 새벽이면 더욱 좋다. 가부좌나 반좌로 편안히 앉은 후에 머리와 허리를 곧게 하여 자세를 바르게 하고, 온 몸의 힘을 단전에 툭 부리어 모든 잡념을 없이하고, 적적 성성한 기운을 챙겨 단전에 머물도록 한다. 들이쉬는 숨은 조금 길고, 강하게 하며 내쉬는 숨은 조금 짧고, 약하게 반복한다. 평소에도 이런 호흡법을 터득하면 수양력이 쌓여 가고, 화가 나도 숨부터 거칠어지지는 않는다.

둘째, 오욕에 붙들리지 않는 몸의 자유를 얻는 것이다. 인간은 처자, 권속, 재물, 지위, 명예 등 형상있는 물건이나 환경에 의하여 만족을 얻는다. 오욕락은 일시적이고, 변화무쌍하여 참 마음을 좀 먹고, 인간을 파멸의 길로 이끄니 거기에 붙잡혀서는 자유인이 될 수 없다.

셋째, 마음의 자유를 얻어야 한다. 컴퓨터, TV, 술, 담배, 재물, 애정 등에 자신이 붙들려 있지는 않는가. 애정에 붙잡혀 애착에 들끓는 마음. 만족할 줄 모르는 탐착의 마음. 어떤 대상에 사로잡혀 있는 집착의 마음. 한편에 치우쳐 다른 것은 보지 못하는 편착의 마음 등에 끌려 다니고 있지는 않는가.

자유인이 되려면 자기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해탈의 경지에 이를 때 참 자유인이라 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참 자유를 얻기는 쉽지 않으나 노력하면 된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죽음으로 가고 있는 인생 동지들이다. 언제 가는 가야할 저승길을 왜 서두르는가. 스스로의 그림자에 짓눌려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참 자유인’이 되는 멋진 인생의 꽃 한 송이 피워 결실을 맺어 봄이 어떨까. 돈이나 박사학위가 없어도 내 마음 하나로 명품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