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은 열심히 일하는 정신을 배워야

2010-06-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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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옥 (전고교 역사교사)

이태리의 무솔리니는 세계대전이 낳은 파쇼 독재자다. 대전이 없었다면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을 인물이다. 권좌에 근접해서는 성장기에 겪은 열등감으로 강건한 남성이미지를 보여주려 애썼다. 맨몸으로 눈위에서 썰매를 타거나 고속도로에서 난폭운전을 하는 등 기괴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반대파에 대한 위험과 속임수로 권력을 잡은후 20년동안 ‘두체(수령의 뜻)’의 자리에 앉아 자신을 비판하는 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해 그의 잔악성을 발휘했다. 히틀러와 손잡고 연합군과 싸웠으나 그의 패전은 거듭됐고 종국에는 자국 빨치산 대원들에 체포되어 정부와 함께 처형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해방이 가져다 준 북한 김일성 수령 정권을 심도 있게 살펴보면 무솔리니와 유사성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권력장악 환경이 그러하다.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혼란이 무솔리니에게 권력의 기회가 주어졌듯이 짧은 기간동안 소련의 대일전 참전은 청년 김일성에게 생가지도 않던 권좌로 가는 통로가 되었다.

반도 출신의 두 독재자는 그들의 잔악성에서 더 유사하다. 알콜중독자 아버지의 매질 속에서 자란 무솔리니의 박탈감은 사소한 언쟁으로 친구도 죽이는 광인으로 만들었고 권력을 잡고서는 과대망상증에 걸려 자기중심적이며 양심도 없는 무자비한 행동으로 반대파를 가차없이 몰살했다. 김일성 수령의 잔악성은 결코 이에 뒤지지 않는다. 혹독한 일제시절 시골농가의 불우한 집안에서 태어나 정규교육도 못 받고 성장기를 보이며 식민백성으로써 인권과 생명이 경시되는 것을 보았고 거친 몽골 기질의 소련군 생활 경험을 통해 폭력정치 철학을 익혔다. 해방후 애국적이고 능력 있는 남쪽 지식인, 예술가들이 월북해 그의 정권수립을 도왔다. 국외에서 무기를 들고 일제에 항거해 싸운 애국자들도 합류했다. 6.25전쟁이 실패로 끝나자 패배의 죄명을 씌어 자신만 남은 채 그들 모두를 처단했다. 지금 북녘에는 그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선전활동은 더욱더 닮았다. 자신들이 비정상적 인격소유자들인데도 반대로 완전무결한 인간임을 확인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인류의 태양’ ‘자비로운 지도자’ ‘천재적인 군인’등의 칭호를 하루에도 수백 번씩 방송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 듣게 하고 선전포스터를 만들어 보게 해서 국민을 착각 속에 가두었다. 아기를 들어 올리는 포스터는 한결같이 자비스런 지도자로 표현됐으나 뒷면에는 무자비한 만행으로 얼룩져 있다. 미국기자가 찍은 파괴된 대동강 다리를 건너는 피난민 사진을 본다. 그 사진이 찍혀지기 수시간전 이른 새벽에 필자는 어머니 손에 잡힌 채 다리 건너기가 두려워 기자의 반대편 쪽에서 울
고 있었다. 6.25는 한반도를 폐허와 시키고 통일을 더욱 어렵게 만든 불필요한 전쟁이었다. 그리고 독재자의 정치와 군사적 무능력을 보여 주었다. 영양부족으로 성장이 멈춘 북녘 애들이 입은 옷은 60년전 필자가 대동강을 건널 때 입었던 옷과 같다. 전쟁의 상흔이 아직도 남아 있음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본주의로부터 생산하는 법을 배워라’ 사회주의 생활에 준비가 안돼 있는 소련인에게 레닌이 유언에서 한 말이다. 김정일 위원장을 남한 자본가와 노동자들에게서 그들이 열심히 일하는 정신을 배워야 한다. 인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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