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스포츠와 인생

2010-06-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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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스포츠와 인생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스포츠의 어원적 의미를 찾아보니 라틴어의 “물건을 운반한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또 “인간이 생활의 자유 시간을 이용해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 참여하는 다소간 경기적요소가 있는 신체활동의 총칭”이라고도 나와 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를 통한 즐거움이 없다면 아주 삭막한 세상이 될 것이다.

스포츠는 다양하다. 축구, 야구, 농구, 하키, 골프, 테니스, 권투, 수영 등등 그 종목만도 수없이 많다. 스포츠 경기는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마음과 정서를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스포츠를 통해 인간은 새로운 경지를 열어간다. 올림픽에서 펼쳐지는 스포츠는 매 경기마다 쏟아져 나오는 신기록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인간승리를 외치게 한다. 인생도 어쩌면 한 편의 스포츠일 수 있다. 인생을 한 편의 스포츠에 비유한다면 마라톤이 좋을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싸워 이겨야 하는 마라톤은 인생의 가는 길을 잘 나타내 준다.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뛰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성공하고 승리할 수 있다.


마라톤은 뛰어가다가 중도에 힘들다고 쉬거나 포기해 버리면 절대 골인 지점까지 갈 수 없고 승리할 수도 없다. 끝까지 뛰어야 한다. 뛰다 보면 언덕도 나오고 내리막길도 나온다. 내리막길에선 쉽게 내려갈 수 있어도 오르막길에선 힘들게 넘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역경이 다가오면 그 역경을 넘고 이겨야 승리한다. 스포츠 중에는 혼자 하는 것이 있다. 마라톤을 비롯해 골프와 수영 등등이다. 반면, 여럿이 팀이 되어 하는 것이 있다. 축구의 열 한명, 농구의 다섯 명, 야구의 아홉 명 등등. 혼자 할 때는 그 사람의 기량이 게임의 승패를 가린다. 하지만, 그 뒤에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족을 포함한 후원자와 감독과 코치 등이 보이진 않지만 힘이 되어 준다. 여럿이 할 때는 팀워크가 제일 중요하다. 팀이 한 마음이 되어 함께 뛰는 것이 팀워크다. 아무리 기량이 좋은 선수가 있다 하더라도 팀워크가 흔들리면 패할 수밖에 없다. 기량 좋은 선수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팀들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그렇다. 혼자 살아가는 것 같지만 뒤에는 부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음이다.

요즘 월드컵 경기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지난 4년 동안 세계 각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32개국의 축구 선수들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펼치는 축구의 제전이다. 매 경기 마다 터지는 골들의 잔치가 아주 볼 만하다. 열아홉 번째로 열리는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는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3무 15패의 전적으로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는 스위스가 우승 후보인 스페인을 1대 0으로 물리쳤다. 대 이변이 아닐 수 없다. 전반전에 한 골을 먹은 스페인은 후반 들어 총 공세를 펼쳤으나 철통같은 스위스의 수비 전략을 부수지는 못했다. 결국 약체인 스위스에게 귀중한 3점을 빼앗기고 골득실 마이너스 1점이 되었다.

한국은 유럽의 장신 선수들로 구성된 그리스를 2대 0으로 물리쳤다. 전반 이정수의 골이 터졌고 후반 박지성의 골이 터졌다. 박지성은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두 사람의 수비수를 뚫고 골키퍼와 정면으로 대결하여 아주 멋진 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이틀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는 아깝게도 패했다. 스포츠는 어느 경기이든 심판이 있다. 심판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승패를 가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인생엔 심판이 없을까. 있다. 자신이 심판이다. 순간순간 자신을 심판하여 잘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성공과 실패는 자신의 심판 여하에 따라 결정된다. 잘 나갈 때에는 교만하지 말고 더욱 겸손하라고 심판해야 한다.

역경을 맞았을 때에는 끝까지 참고 인내해 이겨야 한다고 심판해야 할 것이다. 11일부터 시작된 월드컵 경기는 한 달간 계속된다. 월드컵 축구경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을 격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남은 경기를 잘 소화하고 반드시 16강에 들어가길 바라는 마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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