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6.25, 남침인가 북침인가?

2010-06-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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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철(목사/수필가)

나 자신 말도 안 되는 제목을 내어 걸고 무슨 말을 해야 할 것인지 어안이 벙벙하다. 이미 6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가 버린 민족상잔의 치욕스런 일인데 왜 지금에 와서 이 같은 글을 써야 하는지 말이다. 6.25 사변이 남한에 의한 북침이라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더러 있는가 하면, 그 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기에 참다 못해 한마디 함으로써 다 터놓고 진위를 가려보자는 말이다.

자기네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 이하의 만행을 서슴치 않고 자행함이 저들의 생리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변명을 하고 생떼를 쓴다 해도 이 세상에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고로 악당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상대방의 약점을 노렸다가 불법적으로 뒤통수를 가격하는 일이다.


그 좋은 예가 지난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사전의 선전포고도 없이 1939년 12월 8일 새벽에(미국엔 그날이 일요일이었음) 하와이 진주만을 강타했던 것이다. 평온한 가운데 주말을 즐겁게 즐기고 고요한 일요일 새벽 모든 병사들이 곤히 잠들고 있는 순간에 가공할 만한 공격을 퍼부었던 것이다. 그 일과 똑같은 수법으로 1950년 6월 25일(이날도 일요일이었음) 새벽에 북한의 수백대의 탱크가 총동원하여 휴전선을 넘어 남한으로 공격해 옴으로써 아무런 준비도 없었던 남한군은 일방적으로 밀려 부산까지 내려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6.25가 남한에 의한 북침이라니! 도대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저의가 무엇이란 말인가?

휴전선 도끼만행 사건을 위시해서 아웅산과 KAL기 폭파사건, 금강산 관광객 살해사건 그리고 최근의 안양함 격파사건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에 열 손가락이 모자라는 형편인데 아무리 철면피를 가졌다 해도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시치미를 떼다 못해 생억지로 우격다짐을 한다고 해서 이미 저지른 만행들이 없어지지 않겠거늘 그 속셈이 무엇이란 말인가? 차제에 우리가 문제 삼아야 할 일은 우리 자신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는 일이다. 엎친데 덮치는 격으로 북한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공갈협박을 일삼고 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성경에도 그런 말씀이 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나니라.”(벳전5:8)

60년 전에 일어났던 6.25 사변은 지금껏 휴전 상태이지 결코 종전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긴 세월이 지났다고 해서 까맣게 다 잊어버리고 방심할 것 같으면 제2의 6.25가 또다시 일어날 수가 있음을 절대로 잊어서는 아니 된다. 악마의 수법은 변함이 없으니 언제고 허점만 보이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침공해 올 것이다. 듣자하니 모 단체가 6.25 기념행사를 한다고 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6.25가 무슨 경사스런 날도 아닌데 기념행사라니? 6.25는 1910년 8월 29일(한일합방)과 함께 우리나라의 국치일(國恥日)이다. 6.25 노래가 있지 않는가.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조국의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잊지 말고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재무장하여 두 번 다시 그와 같은 치욕스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마음과 정신을 다지고 또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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